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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휩쓸리면 밑지는 장사… 단추장미 안목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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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휩쓸리면 밑지는 장사… 단추장미 안목 가져라

입력
2015.03.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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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투자의 함정에 빠져

비싸게 사고 싸게 팔기 일쑤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4년까지 공모 펀드 시장에선 약 29조원이 빠져나갔다. 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다. 1999년 ‘바이코리아(BUY KOREA)'와 2005년 ‘적립식 펀드' 열풍 등 펀드가 한 때 국민적인 투자상품으로 자산관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펀드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했던 위기로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단순하고 막연하게 ‘높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며 ‘묻지마’ 식 투자를 했던 펀드가 하루아침에 반 토막이 났으니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 금융회사들이 높은 성과를 내세워 펀드를 팔다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자 “기다리라”라는 말만 앞세우고 투자자와 소통에 소홀했던 점도 펀드 인기하락에 한 몫을 했다. 수익률이 좋을 수 있고 나쁠 수도 있는 일이지만 투자자의 실망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진 금융회사의 태도에서 어느 정도 기인했을 것이다.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때마다 투자자들은 펀드를 환매하면서 그동안의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듯하다. 그럼 이제 펀드에 대한 관심을 지우고 다른 금융상품으로 자산관리를 해야 할까. 대답이 될 수 있는 적당한 속담이 있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랴?'

국내에서 펀드 투자가 본격화된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150여 년 펀드시장 역사와 비교해보면 매우 짧다. 하지만 이렇게 짧은 역사에도 투자자들은 펀드를 장기투자 상품이 아닌 단기투자 상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펀드가 중요한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며 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금융위기 전후에 약 10% 수준이던 펀드 투자 비중은 2013년 4% 미만으로 떨어져 미국의 12%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금융위기 전후 실제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면 펀드 투자를 늘리고 주가가 내리면 펀드 투자를 줄이는 거꾸로 패턴을 보여왔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소위 ‘밑지는 장사’를 지속적으로 반복한 것이다.

펀드는 단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는데 적합하지 않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과를 높여 나가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겪었던 짧은 경험을 앞세워 펀드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금은 펀드를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할 때이다. 중요한 것은 왜 그런 결과가 나타났는지 알고 다시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단기적인 유행에 따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는 투자가 필요하다.

요즘 20대들이 사용하는 신조어 중에 ‘장미단추’라는 재미있는 말이 있다. ‘장거리 미남미녀, 단거리 추남추녀’를 줄인 말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면 괜찮은데 가까이서 보면 별로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앞뒤를 바꾸어 '단추장미‘라는 말을 펀드에 비추어보면 어떨까. 단기적인 성과로 접근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펀드투자 인식을 담아내는 좋은 표현이 될 것이다. 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할 때 이 ‘단추장미’의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형주 펀드온라인코리아 투자교육팀 연구원
박형주 펀드온라인코리아 투자교육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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