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가입 회원 수 급증, 오프라인선 벼룩시장도 활성화
"소유보다 소비 경험이 우선" 2030세대 新소비문화 확산

조희진(29)씨는 출퇴근 길에 대중교통이나 자가용 대신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예약부터 반납까지 할 수 있고 유지비 부담이 없어 경제력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에게 잘 맞는다”고 말했다. 조씨 같은 사람들이 늘면서 2012년 3월 시작한 카셰어링 업체 쏘카는 지난해부터 월 평균이용률이 전년 대비 10배씩 성장해 누적 회원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 이용 고객의 70%는 20, 30대들이다.
이지연(28)씨는 최근 30개들이 아사이베리 주스 한 박스를 인터넷 쇼핑몰의 1+1 행사를 통해 14만8,000원에 구입했다. 그는 이렇게 구입한 제품을 직장 내 동료 3명과 나눠가졌다. 물론 동료들로부터 돈을 받아 실제 구입비는 3만7,000원 밖에 들지 않았다.
이처럼 20, 30대들을 중심으로 소유하는 대신 빌려 쓰거나 여럿이 공유하고 나눠 갖는 소비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종의 ‘비소유 세대’인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이들을 가리켜 외국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소유를 거부하는 이들’(NOwners)이라고 규정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이들의 특징은 상품의 소유보다 소비 경험 자체를 더 중시하는 점이다. 사회관계형서비스(SNS) 등을 통해 뜻 맞는 사람들과 쉽게 인연을 맺어 공유나 임대, 중고매매 등 능동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문화를 만들어 간다.
분야도 다양하다. 집과 자동차는 물론이고 배달 치킨과 휴대폰 데이터까지 빌려 쓰거나 나눠 쓴다. 대학생 김모(23)씨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은 물론 배달 치킨까지 비용을 나눠 구입한다. 최근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소진하지 못하고 남은 휴대폰 데이터도 구입해 사용했다. 휴대폰 2대를 묶어 놓으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데이터 함께쓰기 서비스를 활용한 것으로, 2기가(GB) 데이터를 6,000원에 구입했다.

뿐만 아니라 공동 구매를 통해 가격을 쪼개면서 용량을 늘리는 영리한 소비를 추구한다. 혼자 사는 이소영(28)씨는 최근 950㎖ 대용량의 수입 유기농 액상 타입 클렌저 제품을 샀다. 할인 가격을 적용 받아 3만1,000원에 산 이 제품을 SNS로 알게 된 친구 2명과 나눴다. 그는 “3명이 나누니 혼자 쓰기 적당한 238㎖보다 양은 많으면서 가격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뿐만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도 비소유 세대의 소비 문화는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과 이태원, 신촌 홍대 주변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는 중고 벼룩시장(플리마켓)이 대표적이다. 플리마켓이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여기 동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에 서울 소공동 영플라자 하늘정원에서 젊은 고객들을 위한 벼룩시장을 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어려워지고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경제력도 떨어지는 만큼 비소유 세대의 소비 문화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개성이 강하며 금세 새로운 재화나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며 “무엇보다 비소유 세대는 소득이 충분하지 않아도 SNS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소비 문화를 영위할 줄 알기 때문에 비소유 성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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