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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성장 동력의 발판, 중동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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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성장 동력의 발판, 중동에서 찾았다

입력
2015.03.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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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중소형 스마트원전 수출 등 정부·기업, 각 분야 MOU 44건

인적 유대 중시하는 현지 정서 고려, 문화·종교행사 참석으로 신뢰 높여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중동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한-카타르 문화 교류의 밤' 행사를 관람한 뒤 공연단을 격려하고 있다. 도하=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중동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한-카타르 문화 교류의 밤' 행사를 관람한 뒤 공연단을 격려하고 있다. 도하=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간의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친 뒤 묵직한 보따리를 들고 9일 귀국한다.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에서 박 대통령이 '라피크(아랍어로 동반자) 외교'로 아랍인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청와대의 자평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8일 "지금까지 외국 순방 중 경제협력 결실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중동과 경제협력 다각화…'제2의 중동 붐'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동 건설진출로 막대한 오일머니를 벌어들였고, 이는 '한강의 기적'이 상징하는 초고속 경제성장의 발판이 됐다. 40여 년을 격해 박 대통령은 중동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마련할 길을 닦고 돌아왔다고 청와대는 평했다.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보건의료, 농업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전방위 협력 약속을 이끌어낸 것이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는 중동 국가들의 성장 전략과 우리의 창조경제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맞아떨어져 교류협력의 확대 여지는 충분했다. 청와대는 "개척자 정신을 공유한 과거 개성 상인과 아라비아 상인의 21세기식 협력 모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들은 각국과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 협력확대를 약속하는 양해각서(MOU) 48건을 체결했다. 사우디와는 2018년 이후 한국형 중소형 스마트원전 2기를 건설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중동을 포함한 물 부족국가 공략을 목적으로 개발한 한국형 원자력기술을 중동지역에 본격적으로 수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UAE와는 할랄식품(이슬람교도가 먹을 수 있는 음식) 협력 MOU 체결로 1,800조 원(2018년 예상치) 규모의 세계 할랄식품 시장에 진출하는 길을 넓혔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도 UAE에 수출하기로 했다. 4개국 정상들이 보건의료 기술 양성과 인력 파견을 요청함에 따라 관련 협력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8일 카타르 타밈 국왕과 정상회담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시설 구축사업(한국기업 입찰참여 사업 약 46조 원) 참여기회를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받아냈다.

정부는 이번 순방에서 한국과 현지 기업인들 간 '1대1 비즈니스 상담' 을 처음 도입했고, 이를 통해 1조 원 규모의 사업계약 44 건이 현장에서 체결됐거나 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계약에 성공한 업체 중에는 중소ㆍ중견기업이 많아 중동진출에 한계가 있었던 업계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준 효과를 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성과에 고무돼 8일 카타르에서 대통령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사절단과 간담회를 갖는 행사를 즉석에서 마련하기도 했다.

중동인들 마음 얻은 '라피크(아랍어로 동반자) 외교'

주철기 청와대 외교수석은 "왕정국가인 중동국가들은 시스템보다 인적 유대를 중시하고, 톱 다운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만큼 정상과 만남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에 4개국 정상들과 깊은 신뢰를 쌓아 관계 발전의 씨앗을 심었다"고 평가했다.

또 박 대통령이 경제일정을 소화하는 틈틈이 문화ㆍ종교행사에 참석한 것은 중동인의 마음을 열기 위한 포석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샤일라(이슬람지역에서 여성들이 쓰는 스카프)를 두르고 신발을 벗은 채 UAE 최대 이슬람사원인 그랜드모스크를 둘러 봤다. 카타르에서는 태권도 시범공연을 관람해 한류를 홍보했고, 사우디에서는 유적지인 마스막요새와 국립박물관을 찾았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 걸프지역 국가 중 처음으로 올해 안에 한국문화원을 설립한다는 내용의 MOU도 맺었다. 박 대통령은 UAE 아부다비항에 정박한 대조영함에 올라 소말리아해역과 UAE에 각각 파병된 청해진부대와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며 중동을 향한 안보동맹 의지도 재확인했다.

도하=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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