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사복 입은 첩보요원을 내세운 할리우드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킹스맨)가 8일 청소년관람불가 외화로는 최초로 400만 관객 고지에 올랐다.
‘킹스맨’의 수입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킹스맨’이 이날 오전 누적 관객 4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개봉한 ‘킹스맨’은 설 연휴 동안 한국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 밀려 2위를 기록하다 연휴 뒤 1위를 차지하는 뒷심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청소년관람불가 외화로는 최초로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300’이 보유했던 청소년관람불가 외화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웠었다. 이번 주 신하균 장혁 등이 주연한 충무로 사극 ‘순수의 시대’가 개봉해 흥행 약세가 예상됐으나 7일까지도 일일 흥행순위 1위를 유지하며 예상 밖 강세를 보였다.
‘킹스맨’의 국내 흥행은 의외다. 청소년관람불가로 관람층이 제한된데다 신예 배우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흥행전선에서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킹스맨’은 한국에서 유난히 강한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지역을 제외한 해외 개봉 12개 국가 중 한국 흥행 수익이 가장 높다. 미국 흥행집계전문 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킹스맨’의 한국 흥행 수익은 2,538만9,265달러였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내부 집계에서도 한국 흥행 수익이 북미를 제외하고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맨틱 코미디 등에서 이상적인 남자로서 이미지를 만들어왔던 콜린 퍼스가 신사복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의외의 액션을 펼쳐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는 평가가 따른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킹스맨’을 패러디한 ‘식스맨’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극장 밖 신드롬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킥 애스’와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출력을 선보였던 매슈 본 감독의 풍자와 액션을 오가는 이야기 조율력도 흥행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별볼일 없던 청년이 우연히 비밀 첩보조직에 입문해 아버지 같은 존재의 조언을 바탕으로 멋쟁이 일급 첩보원으로 거듭난다는 재기 발랄한 이야기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킹스맨’은 마크 밀러와 데이브 기번스의 그래픽노블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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