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렉서스 사상 첫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2,000㏄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 NX200t를 3일 국내 출시한 것. ‘렉서스는 중장년층의 차’라는 고정관념을 깨보자는 심산으로, 한국토요타 비전 2020에 포함된 ‘와쿠도키’(두근거림을 뜻하는 일본어) 컨셉트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젊어진 렉서스를 경험하기 위해 NX200t 이그제큐티브(Executive) 모델을 4일 시승했다. 시승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을 출발, 중부ㆍ영동ㆍ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양평을 돌아오는 140여㎞ 구간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하이브리드 모델 NX300h의 가솔린 모델답게 외관은 NX300h와 유사하다. 보닛 아래부터 앞 범퍼까지 이어지는 모래시계 모양의 그릴, 78개의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로 이뤄진 3안 헤드램프와 화살촉 모양의 주간 주행등이 NX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날렵한 사이드 미러와 뒤로 갈수록 조금씩 올라오는 옆 라인은 역동적이었다.
운전석에 오르자 렉서스 특유의 꼼꼼한 실내 인테리어가 드러났다. 대시보드와 시트 등 진회색 가죽이 맞물리는 부분마다 흰색 실로 수를 놓듯 바느질이 돼 있다. 손이 닿는 모든 부분은 내부에 소프트 패딩을 넣거나 가죽으로 마감해 안락함을 더했다.
운행을 시작하자 1,650rpm(분당 엔진 회전수)부터 최대토크(35.7㎏ㆍm)를 내는 가솔린 터보 엔진의 힘이 뿜어져 나왔다. 성능이 향상된 6단 자동변속기가 2,000rpm 전후에서 변속하며 시속 60㎞까지 부드럽게 속도를 올렸다.
강일IC를 통과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고양이과 동물의 ‘으르렁’ 소리를 내며 타코미터(엔진 회전속도계) 바늘이 5,000rpm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차가 치고 나가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주행 모드를 일반에서 스포트(sport)로 설정해도 마찬가지였다. 폭발적이라기보다 꾸준히 밀어주는 묵직한 가속감이었다. 시속 90㎞를 전후해 들리기 시작하는 풍절음도 거슬렸다.
코너링은 안정적이었다. 노면 상태, 도로 기울기 등 주행조건에 따라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을 100:0에서 50:50까지 자동으로 제어하는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AWD(사륜구동) 시스템, 렉서스의 접합기술로 높아진 차체 강성 덕분이었다.
NX200t의 가격은 수프림(Supreme) 5,480만원, F 스포트(Sport) 6,100만원, 이그제큐티브6,180만원이다. 성능과 제원만 놓고 보자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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