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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의 길 위의 이야기] 두 가지 잡

입력
2015.03.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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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잡(job)은 오늘날 여러 가지 형태가 있겠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평생직장을 원한다. 비정규직, 계약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정규직으로 일하는 중년들도 퇴직 후 노년의 안정적 생활을 따로 설계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이상적 형태가 되기에 현실은 한참 모자라다.

듣보잡, 지잡대 등의 ‘잡(雜)’ 역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서로 다른 견해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품위 있게 대결하지 못하고 서로를 맹렬히 비난하며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뭉갠다. 근원적인 배격의 감정이 사람에게는 있는 것 같다. 출신 성분과 계층 간의 차이를 쉽게 극복할 수 없는 현실에서 희망을 갖고 도전해 보는 일 역시 쉽지 않다. 정직함과 개방성에 기대어 일이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를 가지기 어렵다.

이 두 가지 문제적 ‘잡’을 끌어안고 평탄하고 순조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며 조금 더 개방적이고 평등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 애써야 하지 않을까. 어려움을 짊어져야 할 사람들은 대개 제도와 규범에서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의와 화해의 정신이 제도와 규범 안에 흡수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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