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경찰조사서 진술…김씨 배후·행적 입증 수사 박차
민화협 관계자 등 "김씨와 긴밀한 관계 아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혐의(살인미수·외교사절폭행·업무방해)로 김기종(55)씨를 구속한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미국 대사 피습 사건 수사본부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조사에서 "지난 2월 17일 행사 초청장을 받았을 때 참석을 결정했지만, 범행에 쓴 과도를 행사장에 가져가겠다고 생각한 것은 범행 당일 아침"이라고 진술했다.
앞서 김씨 변호인도 취재진에 동일하게 밝히고, "김씨가 대사를 죽일 의도는 없었으며 과도를 가져간 것은 찌르려고 한 게 아니라 위협을 하려고, 겁을 주려고 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날 구속된 김씨는 종로경찰서 형사당직실 내 간이침대에 누워 있다 틈틈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조사받았고, 공범과 배후세력 모두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특별히 번복한 진술은 없다고 전했다.
김씨 자택에서 이적성 의심 서적을 압수한 경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가운데 김씨가 북한 관련성을 부인해 증거물 분석과 주변 인물 조사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압수품 중 10점 이상을 이적도서로 보고 있다. 압수품 중에는 김정일이 쓴 '영화예술론'을 비롯해 북한에서 발간된 북한원전과 '민족의 진로'라는 범민련 간행물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공범과 배후 세력 입증 등을 위해 참고인 조사도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 때 행사장에 있던 A 교수를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2시간가량 조사했다.
A 교수 조사는 사건 당일에 이어 두 번째다. 김씨는 당시 대사에게 접근하면서 마침 열려 있던 A 교수의 가방에 전단을 넣어두고 전단을 뿌려달라고 외쳤다.
첫날 조사에서 전단 배포를 사전에 부탁받은 일이 없다고 진술했던 A 교수는 이날 "예전부터 김씨의 얼굴은 알았지만 친하지는 않다"며 "올해는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본 적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이날 오후 4시께부터 행사 주최였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사무처장 이모씨와 간사 이모씨를 불러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고, 이들 역시 긴밀한 관계는 아니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앞으로 통화내용이나 이메일 분석, 계좌 추적 결과 관계성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김씨를 변호중인 황상현 변호사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테러범보다 변호사가 더 종북'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자신을 종북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이는 '모해'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김씨의 미국 대사 상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으며 공정성 의무를 준수하며 조사과정에 입회했다. 김씨 진술 과정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5일 오전 7시 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 준비 중인 리퍼트 대사의 오른쪽 뺨과 왼쪽 손목 부위를 25㎝ 길이 흉기로 공격, 전날 구속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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