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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엔 소름 돋는 적대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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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엔 소름 돋는 적대감만…

입력
2015.03.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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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극좌단체 하루는 극우단체, 광화문 광장 핏대 세운 목청 가득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리퍼트 주한미대사의 쾌유를 비는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리퍼트 주한미대사의 쾌유를 비는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사회 극단의 현장은 멀리 있지 않다.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이틀 전 극좌의 목소리가 가득했던 이곳이 이날은 극우 목소리로 채워졌다. 먼저 종북좌익척결단 회원들이 모여 ‘한미우호 강화’를 내세운 기자회견을 가졌다. 수시간 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 수백명은 군복을 차려 입은 채 몰려 들었다. 이들이 펼친 현수막에는 ‘종북세력척결!’구호가 붉고, 또렷하게 쓰여 있었다. 이들 말고도 광화문 광장에는 하루 내내 극우ㆍ보수단체의 발길이 계속됐다.

광장에서 건널목 하나 건너 있는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은 또다른 극단의 현장이다. 5일 아침 이곳에서 종북 성향의 극단주의자 김기종(55)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가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를 테러했다. 극좌와 극우는 이 건널목 하나 거리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광화문 광장은 4일에는 정반대 성향 단체들 몫이었다. 최근 “과거사는 한ㆍ중ㆍ일 3국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의 발언에 분노하며 광장에 접한 미 대사관 근처로 몰려든 좌성향 단체들 집회였다. 2009년 8월 시민소통의 장이 될 거란 기대 속에 개장한 광화문 광장은 상당 기간 집회ㆍ시위의 청정지대였고, 침묵의 1인시위 천국이었다. 6년 뒤 이곳에서는 대통령을 비난하는 유인물이 뿌려지고, 좌우가 정면충돌하며 극단의 목소리가 계속된다. ‘광장의 품격’이 사라진 우리사회 가장 가까운 극단의 현장이자, 타협을 모르는 이들이 충돌하는 극단의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공간이 돼 버렸다. 그리고 그 옆에서 2015년 3월 한국 사회를 휘감은 극단주의 민낯을 보여준 미국대사 테러사건이 벌어졌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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