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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질환의 원흉 '입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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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질환의 원흉 '입호흡'

입력
2015.03.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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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숨을 들이쉬며 산소를 받아들이고 숨을 내쉴 때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기관이다. 만약 코가 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몸은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온몸의 세포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세먼지, 황사 등 환경오염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질병이 바로 코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감기, 비염, 축농중 등 코를 괴롭히는 질환들이 입호흡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입호흡을 하게 되면 코를 통과하면서 걸러지게 되는 공기 중의 이물질이나 병원균이 아무런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폐로 들어간다. 물론 입으로 숨을 들이마실 때 들어오는 잡균과 먼지, 꽃가루 등은 처음에 백혈구의 식균 작용에 의해 자체 정화 작업이 이루어지지만, 점차 양이 많아지면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몸에 좋지 않은 이물질들이 몸 속에 쌓일 수밖에 없고 반복적으로 이런 과정을 겪으면 폐가 제 기능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돼 우리 몸은 수많은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격렬한 운동을 한 뒤에 잠깐 입으로 호흡하거나 어쩌다 한두 번 입으로 숨 쉬는 것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입으로 숨을 쉬는 것이 습관화되는 걸 우려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병이 생기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결국 이것이 습관화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입으로 숨을 쉬면 어떤 질환이 발생할까. 대표적인 것이 수면장애다. 폐에 필요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주 잠에서 깨게 된다. 또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작은 일에도 짜증을 느끼거나 초조해지는 등 성격이 예민해진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면 부정맥,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저산소증을 동반한 호흡부전, 폐 질환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부작용도 발생한다. 입호흡을 하게 되면 입에 침이 말라 세균이 번식해 충치나 잇몸병이 생기고, 입을 벌리고 숨 쉬는 것이 습관화되면 치아가 고르게 발달하지 못하며 얼굴형이 변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코로 숨 쉬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밤 시간에 깊은 잠을 이루기 어렵다. 한창 커야 할 시기에 성장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장발육에도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아침이 되면 입안이 마르거나 편도선이 부어 입맛을 잃고 잘 먹지 못해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다.

입호흡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편도비대 편도선염 인후염 비염 축농증 비중격만곡 비용종 등 호흡기 질환이 많다. 입호흡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의학에서 호흡기 질환은 폐에 쌓인 열이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면역력과 자가 치유력이 약화돼 생긴다고 본다. 폐는 오장육부 중 으뜸이자, 호흡기관의 중심이다. 따라서 코가 아닌 폐를 치료하고, 폐를 튼튼하게 해 특정 물질이나 외부 자극에 견딜 수 있는 저항력을 길러야 한다. 폐에 쌓인 열을 씻어 내고 폐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입호흡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을 뿌리 뽑을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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