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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日 피살 소년 어머니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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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日 피살 소년 어머니의 후회

입력
2015.03.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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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선배들의 살해 위협 못 알아채, 한부모 가정 양육문제 심각성 환기

“지금 생각해보면, 죽은 아들이 가족에게 걱정과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평정함을 가장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어울리던 17, 18세 동네 선배들에게 최근 잔인하게 살해된 도쿄 인근 가와사키(川崎)시 중학교 1년생 우에무라 료타(上村遼太ㆍ13) 군의 어머니가 공개한 글이 일본사회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이혼 후 다섯 자녀를 홀로 키우느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했던 우에무라 군의 어머니가 지난 2일, 자신의 무력감과 후회를 토로하는 글을 밝힌 뒤 편부모의 양육 부담문제가 전국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우에무라 군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아침에 학교 가기 전에 이미 난 직장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야 했고 밤 늦게까지 일 때문에 귀가하지 못했다”며 “하루 종일 아이가 뭘 하는지 충분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우에무라 군은 생활고에 쫓기는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고민을 숨겼던 것으로 추정되면서 일본 부모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살해된 우에무라 군은 중학교 1학년으로, 다섯 자녀 중 둘째였다. 시마네(島根)현 니시노섬에서 살던 초등학교 3학년 때 그의 부모는 이혼했고, 형제자매는 엄마와 함께 살았다. 6학년 때 가족들은 외갓집과 가까운 가와사키로 이사 오게 됐다. 이웃주민들은 우에무라 군의 어머니가 항상 아이들을 돌보느라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아침에 어린 아이들을 일일보호센터에 맡기고 오후에는 막내를 안고 장을 봐야 했다는 것이다.

우에무라 군은 사망 1개월 전 상급생들에게 구타당한 사실을 친구에게 털어놓았고, 모바일 메신저 ‘라인’대화창에 올린 글에서 ‘살해될지 모른다‘며 두려움을 호소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어도 비극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마이니찌(每日)신문은 ‘가와사키 13세 소년의 잔인한 죽음은 일본사회의 편부모 아이들이 처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 중 80%가 일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학자 미나시타 기리코 씨는 “편부나 편모는 ‘시간 빈곤’에 빠지기 쉽다”며 “편부모의 사랑만으로는 자녀를 지킬 수 없다, 육아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사회보장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오사카 어린이 빈곤에 대해 행동하는 그룹’의 도쿠마루 유키코 대표는 “일본에서는 육아는 부모책임이란 인식이 강해 복지제도에 의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이 이웃에게 ‘구조신호’를 보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도쿄=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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