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힐링은 몸과 영혼의 치유와 회복을 뜻한다. 세계가‘heal’이라는 단어에 익숙하게 된 것은 1991년 초반에 발매된 마이클 잭슨의 잔잔한 노래 ‘Heal the world’덕분이 아닐까 싶다.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자는 차원에서 만든 곡으로 ‘너와 나, 인류를 위해 세상을 치유해 더 나은 곳을 만들자’라는 가사가 핵심이다. 잭슨은 이후 ‘Heal The World 재단’을 만들어 죽기 전까지 전세계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도왔다.
▦ 2011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SBS의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눈물과 웃음으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CBS도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과 함께‘힐더월드’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청춘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힐링 서적이다. 힐링이 유행하면서 힐링여행, 힐링펜션, 힐링숲, 힐링하우스, 힐링토크콘서트 등이 쏟아져 나왔다.
▦ 지도자의 덕목으로 꼽히는 카리스마(charisma)도 당초에는 치유 능력을 뜻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어로 ‘카리스’는 축복이고, 치유능력을 가진 사람은 신의 축복을 받았다 해서‘카리스마타’라고 불렸다. 사람들이 이들을 잘 따르기 때문에 카리스마는 점차‘사람을 이끄는 능력’이라는 의미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성경에는 예언자나 지도자가 사람들의 병을 기적적으로 치료하는 에피소드가 자주 등장한다. 병을 치료하는 능력이 있으니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점차 지지자가 많아지면서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 시간이 흐르면서 원래의 카리스마에서 치유능력은 사라지고, 다만 절대적인 권위로 대중을 복종시키는 힘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그래도 카리스마의 본질은 역시 힐링이다. 더욱이 경제가 어렵고, 실업률도 높아 살기가 팍팍하고, 미래 전망도 어두운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권위의 리더십이 아니다. 국민의 아픔을 진심으로 어루만지고, 기댈 어깨를 제공하는 치유의 리더십이다. ‘힐링 리더십’이라고 하겠다. 집권 3년 차를 맞이하는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의 모습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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