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속 단백질도 조심해야
매년 3월 둘째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이다. 이 날은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IFKF)이 콩팥병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공동 제정했다.
콩팥병은 단백뇨가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정상의 60% 이하로 떨어졌을 때를 말한다. 둘 중의 하나만 해당해도 콩팥병이다.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상태로, 간단한 소변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정상 콩팥은 혈액을 거르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빠져나오지 않는다. 아주 작은 단백질이나 무기염류 등은 콩팥에서 빠져나오더라도 세뇨관을 따라 소변이 방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모세혈관에 재흡수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소변에는 단백질이 없다. 따라서 단백질이 콩팥에서 빠져나와 소변에 섞인다는 것은 콩팥의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중요한 신호다. 물론 일시적인 단백뇨가 있다고 해서 콩팥병은 아니며, 일정 기간에 걸쳐 하루 150㎎ 이상 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되면 단백뇨로 진단한다.
전문의들은 단백뇨를 그대로 두면 콩팥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심혈관 질환과 사망률을 높이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혈압조절과 저염식을 지키면서 단백질 섭취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현재 한국인의 단백질 섭취량은 권고량을 훨씬 넘는다. 한국영양학회의 단백질의 섭취 권고 기준은 남성의 경우 19~49세가 하루 55g, 50세 이상은 50g이다. 여성은 19~29세가 50g, 30세 이상은 45g이다. 그러나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한국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7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권고량을 웃돌고 있다.
연령 외에 체중에 따른 단백질 섭취 권고량도 있는데, 종전에는 체중(㎏)당 1g이었다가 최근에는 0.8g으로 낮아졌다. 즉 70kg인 사람은 하루 56g의 단백질 섭취가 가능한 셈이다. 콩팥병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낮은 ㎏당 0.6~0.8g이다. 체중이 70kg이라면 42~56g에 해당한다. 콩팥병 환자의 권고 기준치는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향후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일부 콩팥병 환자들은 단백질 섭취량을 체중 ㎏당 0.4g까지 낮춘 ‘초저단백질 식이요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콩팥병이 없는 사람들도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45~55g 이하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육류와 생선, 콩 등을 적게 먹으면 단백질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식인 밥과 빵 등을 줄이지 않으면 섭취 기준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흰쌀밥 한 공기(210g 기준)에 든 단백질은 약 6g이다. 이는 계란 한 개, 우유 한 팩(200mL), 두부 1/8모 속에 든 단백질량과 비슷하다.
서울K내과 김성권 원장(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6일 “쌀의 단백질 함량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쌀밥은 주식이기 때문에 줄이기가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콩팥병 환자들은 밥의 양을 70~80% 선으로 줄이고, 부족한 열량은 사탕, 꿀. 물엿, 설탕과 같은 당분을 섭취하거나, 들기름, 올리브유, 콩기름 등 지방 섭취를 늘려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또 “콩팥병 환자가 식사량을 줄이고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으면 칼륨 과다로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단백뇨가 의심되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식이요법도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단백뇨 치료 10가지 수칙
- 혈압을 조절하라.
-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종전의 70~80% 수준으로 줄여라.
- 소금 섭취량을 하루 5g 이하로 유지하라.
- 물을 필요 이상 많이 먹지 마라.(하루 소변량 2ℓ 이하 유지)
- 담배를 끊어라.
- 폐경 여성은 호르몬 치료에 신중하라.
- 서 있거나 누울 때 차렷 자세를 피하라. 자세가 너무 경직되면 콩팥에 공급되는 혈액이 줄어든다.
- 너무 심한 운동을 하지 마라. 심한 운동을 해도 콩팥에 공급되는 혈액이 감소한다.
- 비만을 막아라. 비만은 콩팥 비대를 불러 콩팥병을 유발, 악화시킨다.
- 카페인, 철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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