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모하메드 왕세제 정상회담, 아부다비에 한국문화원 설치하기로
박근혜 대통령은 5일 걸프지역 핵심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협력을 에너지, 건설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식품, 보건의료, 문화, 농업 등 '소프트 분야'로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만나 할랄식품(이슬람교도가 먹을 수 있는 식품) 관련 협력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포함한 MOU 14건을 맺는 등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UAE는 중동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와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다.
할랄식품 MOU 체결로 1조6,260달러(1,800조 원ㆍ세계 식음료 시장의 17.4%ㆍ2018년 예상치) 규모의 거대한 세계 할랄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교두보가 마련됐다. 할랄식품은 이슬람율법이 정한 까다로운 절차에 따라 생산한 뒤 공식인증을 받아야 유통시킬 수 있어 이슬람문화가 생소한 우리기업의 진출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MOU로 할랄식품 수출액이 2017년까지 12.3억 달러(1조4,000억 원)로 2014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기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할랄식품 전용단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기업들이 참석한 비즈니스포럼에서 "할랄식품은 공정이 엄격하고 식재료가 깨끗하게 관리돼 웰빙 바람을 타고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며 "양국 음식문화에 맞는 메뉴를 함께 개발하면 세계 식품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아부다비에 한국문화원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문화교류 강화도 약속했다. 또 우리 기술과 UAE의 자금을 결합해 원자력과 에너지, 건설 등 분야에서 제3국 진출을 추진하고, 두바이에 건강검진센터를 공동 설립해 운영하기로 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중동 국가 중엔 처음으로 UAE와 농업 협력 MOU도 체결해 중동에 선진 농업기술을 수출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UAE는 우리나라를 성장 모델이자 아시아의 핵심 협력국가로 보고 있어 협력 확대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또 철도, 지하철과 정유공장 건설 등 UAE 대형 국책사업(총액 231억 달러ㆍ약 25조 원 상당)에 우리기업을 참여시켜 줄 것을 모하메드 왕세제에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한국형 원자로 설치행사 참석을 위해 UAE를 방문한 일을 언급하면서 "취임 이후 두 번이나 방문한 나라가 극히 드문데, 이는 (양국의) 친밀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UAE 건국자인 자이드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UAE 최대 이슬람사원인 그랜드모스크를 방문하는 등 경제ㆍ문화 행보를 이어갔다.
아부다비=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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