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격차, 6개월간 최대 25%p 벌어져
배당주 펀드도 최대 19%p나, 유럽펀드도 투자 국가 따라 큰 차
같은 유형 펀드인 경우에도 편입 종목·비중 등에 따라 희비
지난해 말 중소형주 펀드에 가입한 주부 김모(36)씨는 최근 코스닥지수가 오른다는 뉴스에 펀드 수익률을 확인했다가 크게 실망했다. 연초 이후 지수는 15% 가까이 올랐는데 김씨가 가입한 펀드 수익률은 고작 2%대에 불과했다.
올 1월 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추천으로 배당주펀드에 가입한 직장인 이모(32)씨도 최근 수익률을 확인했다가 깜짝 놀랐다. 수익은커녕 -1.45%의 손해가 났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해부터 뉴스에서 배당주 수익이 좋다는 얘기가 많아서 은행에서 추천 받아 대표 펀드에 가입했는데도 왜 수익률이 마이너스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때마다 유망펀드가 있다. 각국 경제 사정에 따라 차이나펀드, 브라질펀드 등 특정 국가의 주식이나 채권을 편입한 펀드들이 각광을 받기도 하고, 정부 정책에 따라 배당주펀드 등이 주목을 받기도 한다. 투자자들의 돈도 우르르 몰려 다닌다.
하지만 잘 나가는 유형의 펀드라고 모두 수익률이 좋을 순 없다. 편입종목과 비중, 운용방법 등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동일 유형의 상품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강세였던 중소형주 펀드 내에서도 수익률(6개월) 격차는 최대 24.79%포인트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주 펀드는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가 15.03% 오르면서 6개월 평균 수익률이 4.65%를 기록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이 펀드 내에서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20%대를 기록한 펀드가 있는 반면 마이너스로 돌아선 펀드도 있다.
수익률을 가른 것은 펀드가 담은 종목의 편입비중. 중소형주 펀드 내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들은 코스닥 투자비중이 최고 47.35%에 달할 정도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성장성이 높은 중소기업 투자비중이 높았다. 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고꾸라진 펀드들은 이름만 중소형주 펀드일 뿐 코스닥 투자비중이 10~20%에 불과했다. 이 펀드 중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쿠쿠전자, 휴켐스, 현대산업 등 일부 중대형주에도 10% 넘게 투자한 펀드도 있었다.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올해 들어 358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며 인기를 끈 배당주 펀드도 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최대 18.73%포인트에 달했다. 수익률이 상위권인 배당주 펀드는 아모레퍼시픽, KT&G 등 고배당 기업 투자비중이 40%가 넘었지만 하위권에 머무른 펀드들은 이들 기업의 편입비중이 20%대에 불과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배당주 펀드라고 해도 일반 대형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큰 차이가 없는 것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 완화로 돈 풀기에 나서면서 수익률(6개월 평균)이 13.37%로 크게 뛴 유럽펀드의 경우는 투자 국가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펀드의 경우 러시아나 체코 등 신흥국 투자비중이 50%를 넘었고, 수익률 1위 펀드는 프랑스와 독일 등 선진국 투자비중이 80%에 달했다. 원유펀드 역시 원유 가격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국제유가 급락에 수익률이 반토막이 났지만, 쉘이나 엑손모빌, 셰브런 등 정유화학기업에 투자하는 원유펀드는 하락폭을 줄였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특정 유형의 펀드가 인기를 끈다고 모든 대상 펀드의 수익률이 좋을 순 없다”며 “핵심기업 투자비중과 그 기업이 부진할 때 뒷받침해줄 수 있는 종목의 비중이 적절하게 분산돼 있는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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