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습격한 김기종 범행에 보수는 종북몰이, 진보는 선 긋기

전문가 "진영 논리로 끌고가면 위험"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범인인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씨의 범행에 대한 평가가 정치 진영에 따라 정반대로 갈리고 있다. 보수 진영은 종북 인사의 계획된 테러로 사건을 규정한 반면, 진보 진영은 한 개인의 일탈적 행동이라며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범행 동기를 유출할 수 있는 정황은 반미 활동에 경도됐던 김씨의 전력과 “남북 화해를 막는 군사 훈련에 항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뿐이다. 실제로 김씨는 1982년 성균관대 법대에 재학 중 ‘우리마당’을 만들어 ‘독도지킴이’뿐 아니라 ‘통일문화연구소’와 ‘서울시민문화단체 연석회의’ 등 진보 성향의 운동을 여러 갈래로 전개해왔다.

그는 이날 강연을 주최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회원이기도 하다. 민화협은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고 민족 화해 협력과 평화 실현을 통해 민족 공동번영을 이루자는 취지에서 김대중정부 시절인 98년 출범한 단체다. 정당과 종교, 시민사회단체 협의체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출범 당시에는 진보와 보수, 중도를 망라했다. 이명박정부 들어 민화협이 보수화했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김씨는 현재 민화협 회원단체인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의장 자격으로 민화협 소속으로 분류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는 주로 우리마당 활동 이력을 거론하며 김씨를 ‘종북 인사’로 단정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김 대표는 헌법재판소에서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한다는 등의 이유로 해산 결정을 받은 통합진보당이 속해 있던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의 일원”이라며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을 거론하기로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보수 진영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이념적 성향을 표출하려고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전형적 확신범의 행위”라며 테러임을 강조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테러는 진보ㆍ보수를 떠나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도 “김씨는 과격한 돌출 행동을 빈번하게 보여 우리도 함께 하지 않았고 철저히 독단적으로 행동해 왔다”고 선을 그었다. 진보 진영에서는 이번 사건을 이념과 무관하고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었던 한 운동가의 탈선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에 대해 김상학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건 피해자가 미국대사라고 하는, 이념갈등의 상징성을 띤 인물이다 보니 진영논리로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불행한 일이 일어났는데 각 진영이 이념갈등으로 끌고 가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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