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내분 사태 핵심 당사자, 징계 받은지 두 달 만에 돌아와
"또 서금회 출신" 논란 예고
지난해 KB금융의 내분 사태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고 물러난 박지우(사진)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이 두달 만에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했다. KB 내분의 주역이었던 데다 현 정부 들어 약진하고 있는 ‘서금회’ 출신이란 점에서 상당한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5일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오정식 사장 후임으로 박지우 전 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26일 KB캐피탈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선임된다.
KB금융은 “캐피털의 출범 2년차를 맞아 그룹 차원의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 카드사와 영업을 총괄했던 박 전 부행장을 추천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박 내정자는 1983년 국민은행에 입행한 후 투신상품장, 온라인채널본부장,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11~2013년에는 국민카드 부사장을 지냈고, 이후 은행으로 돌아와 고객만족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박 내정자가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를 놓고 불거졌던 지난해 KB 내분 사태 당시 이사회 업무를 맡는 등 핵심 당사자 중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박 내정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후 경징계인 ‘주의’ 처분으로 감경된 바 있으며, 이건호 행장 사퇴 이후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아오다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첫 번째 인사에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내정자뿐 아니라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 그리고 사외이사진까지 사태 관련자들은 모두 KB금융을 떠난 상황. 이런 가운데 박 내정자만 두 달여 만에 전격 복귀가 결정된 것이다.
때문에 그의 부활 배경에 ‘서금회(서강금융인회)’의 영향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박 전 부행장은 서강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금회의 회장직까지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권에서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약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만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이 잇따라 금융권의 요직에 발탁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징계까지 받은 인물이 두 달 만에 전면 복귀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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