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바늘 꿰매… 왼쪽 팔뚝엔 관통상, 의료진 "신경 빗겨 가 후유증 없을 것"
병실선 리퍼트 대사 웃음소리도, 9년 전 박근혜 피습사건과 흡사
5일 발생한 피습으로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는 오른쪽 얼굴 부위에 길이 11㎝, 깊이 3㎝의 상처와 왼쪽 전완부(팔뚝)의 관통상 등 상당한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얼굴 부위 상처가 1~2㎝만 더 깊었다면 경동맥을 건드려 생명의 위협을 받았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리퍼트 대사의 수술을 집도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전 10시 시작한 수술은 2시간 반 정도 진행됐으며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리퍼트 대사가 오른쪽 얼굴 자상과 왼쪽 팔뚝 관통상, 왼손 새끼손가락 찰과상, 왼손 약지손가락에 1.5㎝가량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의 얼굴에 난 상처의 봉합 수술을 담당한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는 “오른쪽 광대뼈 부분에서 턱까지 길이 11㎝, 깊이 3㎝의 깊은 상처가 있었고, 80바늘을 꿰맸다”며 “천우신조로 주요 신경과 침샘 등을 빗겨나가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1~2㎝만 더 (흉기가) 들어갔으면 경동맥이 손상됐을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퍼트 대사의 왼쪽 팔뚝 관통상 수술을 집도한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는 “리퍼트 대사가 공격을 팔로 막는 과정에서 왼쪽 팔뚝 중간 부분에 3㎝ 길이의 관통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새끼손가락 부분의 척골 신경과 엄지와 검지를 펼 때 쓰는 신경이 손상됐으나 봉합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어 “힘줄 손상이 동반됐기 때문에 4주 이상 고정할 필요가 있고 새끼손가락 쪽에 감각 저하가 예상돼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회복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수술 후 본관 20층 2001호 VIP병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했다. 오후 3시쯤 병실 앞에서 만난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대사관 공보참사관은 “대사가 깨어났고 현재 좋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병실 안에선 리퍼트 대사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2001호 병실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 전 입원했던 곳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도 2010년 방한했을 당시 갑작스런 복통으로 이 병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리퍼트 대사는 3∼4일간 입원할 예정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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