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 호성적 거두면 소비는 늘어
올림픽, 월드컵 같은 대규모 국제 스포츠대회 유치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국가경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기 중 치적을 노린 정치인의 욕심과 정부ㆍ지방자치단체의 부풀리기성 경제효과 홍보에 휘둘려 국민들이 보는 피해가 커진다는 지적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5일 발표한 ‘국제 스포츠행사 개최 및 참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5년간 월드컵 개최나 참가 성적은 해당국의 경제성장률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여러 국제대회 가운데 월드컵을 선정해 1990~2014년 사이 한 번 이상 본선에 참가한 26개국 경제를 분석한 결과,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는 전년도 성장률, 세계경제 여건, 환율 등 ‘경제적인 변수’였을 뿐 월드컵이 아니었다.
소비, 수출, 수입 등 하위 분야에서는 일부 관련성이 확인됐다. 하지만 월드컵 개최 여부보다는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 훨씬 중요했다. 가령, 월드컵 개최는 그 나라의 소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8강 이상 성적을 거두면 소비가 늘어났다. 단, 4강, 결승까지 올라도 추가효과는 크지 않았다.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월드컵의 경제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고 부분적 효과를 기대하더라도 대회 유치보다는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더 주효했다는 얘기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승윤 부연구위원은 “국제대회를 유치할 비용으로 유소년 유망주를 육성하고 국내 리그를 활성화하는 것이 더 스포츠산업 육성의 효율적일 수 있다”며 “아시안게임을 위해 1조원 이상 빚을 내고 재정위기를 걱정하는 인천의 사례에서 보듯, 국제대회 유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경제효과를 엄밀히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세종=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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