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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섬, 꽃섬, 보물섬

입력
2015.03.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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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벚꽃·튤립… 꽃멀미 날 정도

겨우내 10도 웃도는 따뜻한 기후

경남 남해는 벌써 푸른 봄이 한 가득이다. 겨울 땅을 뚫고 마늘이 자라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경남 남해는 벌써 푸른 봄이 한 가득이다. 겨울 땅을 뚫고 마늘이 자라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서울 등지엔 여전히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지만, ‘꽃섬’ 경남 남해에는 이미 봄이 파랗게 돋아나기 시작했다. 섬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마늘밭에선 지난 달 말부터 파릇파릇한 마늘순들이 수줍은 얼굴을 삐죽 내밀고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초록의 순들이 연 남해의 봄은 곧 폭죽 같은 봄꽃들을 터뜨리며 화사한 꽃축제를 열 것이다. 섬에 난 모든 도로를 따라 심어진 벚나무에서 하얀 꽃송이가 흐드러질 땐 섬 전체가 꽃멀미로 어질어질 할 정도다. 상주해수욕장 인근의 두모마을에선 샛노란 유채꽃이 마을을 감싼 다랑이 논배미를 휘감을 것이고, 마늘박물관 옆 장평지에선 유채와 튤립 벚꽃 등이 경쟁을 하듯 색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굳이 꽃이 피지 않더라도 남해는 봄의 섬이다. 남해를 대표하는 금산(錦山)은 이름처럼 비단을 두른 듯 아름다운 산이다. 그 꼭대기에 걸려있는 보리암 등에서 내려다 보이는 상주해수욕장과 수많은 섬들이 뿜어대는 한려수도의 절경은 그 자체로 봄처럼 아늑하고 향기롭고 아름답다.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남해 주민들은 10여 년 전부터 남해를 ‘보물섬’이라 부르고 있다. ‘보물섬’은 남해군이 지역 농ㆍ수ㆍ축ㆍ특산물 및 관광, 스포츠, 축제 등 새로운 남해군의 이미지 창출을 위해 2003년 개발한 통합 브랜드다. 보물섬에서 생산된 지역 명품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소중한 보물이 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지금 파랗게 돋아난 마늘도 보물섬 남해의 보물 중 하나다. 해풍을 먹고 자란 보물선 마늘은 전국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남해마늘은 지난해 5,400여 농가(재배면적 872㏊)에서 1만2,687톤을 생산해 35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국내 최초로 지은 마늘박물관(마늘나라)과 마늘자원연구소가 들어서 있고 해마다 5월에는‘보물섬 남해마늘축제’가 열린다.

마늘과 함께 보물섬 특산물 ‘3총사’에 꼽히는 시금치와 고사리도 매년 생산면적이 늘어나면서 보물섬 대표 특산물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해풍을 맞은 시금치도 청청함을 뽐내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해풍을 맞은 시금치도 청청함을 뽐내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당도가 높기로 이름난 시금치는 지난해 4,800여 농가(재배면적 1,125㏊)가 7,875톤을 생산, 228억3,700만원의 소득을 올렸으며 올해엔 3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물요리의 대명사로 최근 웰빙식으로 각광 받고 있는 보물섬 고사리는 빼어난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1990년부터 본격 생산되고 있는 고사리는 1,500여 농가가 460㏊에 재배, 단일품목으로 전국 생산량의 37%를 차지하며 연간 100억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남해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겨울철 따뜻한 기후 조건을 스포츠산업과 접목시킨 동계전지훈련 캠프다. 남해군은 따뜻한 기후 조건을 바탕으로 국제수준의 풍부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 동계전지훈련의 성지(聖地)로 자리잡고 있다.

남해스포츠파크는 따뜻한 날씨를 활용한 동계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남해스포츠파크는 따뜻한 날씨를 활용한 동계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2000년 일찌감치 서면 서상리에 32만1,497㎡규모의 ‘남해스포츠파크’조성에 나서, 국제규격의 사계절 천연잔디구장 5개와 인조잔디구장 2개를 만들어 짧은 대회기간에 많은 경기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와 함께 대한야구캠프와 야구장 1개와 실내수영장, 테니스장(4개), 풋살경기장(2개)에다 스포츠파크텔(95개 객실)까지 갖춘 종합스포츠타운을 완성, 최적의 전지훈련지로 꼽히고 있다.

군은 남해스포츠파크가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몰려드는 전지훈련팀을 맞기 위해 2008년 남해실내체육관을 새로 짓고, 사계절 천연잔디가 깔린 상주한려해상체육공원(2010년)과 창선생활체육공원(2012년)등을 잇따라 준공하고, 10개 읍ㆍ면지역 공설운동장에도 사계절 천연잔디를 깔아 섬 전체를 전지훈련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겨우내 10도를 웃도는 따뜻한 기후에다 선수들의 부상방지와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사계절 푸른 천연잔디구장을 갖춰 명실상부한 최적의 동계전지훈련지로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인프라에 전지훈련 전담부서를 만들고 마을단위와 군청 실ㆍ과별로 전국의 운동팀과 자매결연을 맺어 선수단의 숙소 및 연습구장 안내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영화 ‘국제시장’의 인기를 타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돌아와 머물고 있는 독일마을이 새로 조명을 받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최근 영화 ‘국제시장’의 인기를 타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돌아와 머물고 있는 독일마을이 새로 조명을 받고 있다. 남해=전혜원기자 iamjhw@hk.co.kr

군은 지난해 총 354개 팀, 4만3,000여명을 유치해 경남도 내 전지훈련 유치 실적 1위를 차지했으며 올해도 동계전지훈련 지난달까지 300여개팀 3만여명 이상이 찾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스포츠마케팅의 성공은 천연잔디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남해읍과 이동면 등 5만5,000㎡에 재배되고 있는 ‘보물섬 잔디’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수원종합운동장, 프로야구 수원KT구장과 전국 골프장 등에 납품하는 등 인기를 끌며 보물섬의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박영일 남해군수는“화전(花田)이란 옛 지명을 살려 사계절 어디에서나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화전 꽃길조성 프로젝트’를 추진, 국내 대표적인 꽃섬으로 단장해 관광자원화 하겠다”고 말했다.

남해=이동렬기자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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