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5국
백 김동호 4단 흑 백홍석 9단
장면 10 흑의 승리가 거의 굳어진 듯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다. 김동호가 중앙 흑진 속에서 단수 상태였던 백돌을 슬그머니 △로 움직이자 단박에 문제가 생겼다. 당시 초읽기에 몰린 상태였던 백홍석이 남은 시간을 모두 소비하며 대책을 강구했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마땅한 응수가 없다. 예를 들어 참고도 1로 이으면 2로 끊는 게 선수여서 4, 6으로 뚫고 나가면 간단히 역전이다.
결국 실전에서는 백홍석이 3부터 8까지 흑 한 점을 희생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8 …▲) 현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지만 이로 인해 흑이 순식간에 7~8집 가량 손해를 봤다.
이래서는 드디어 백이 역전에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됐는데 아직도 승리의 여신은 백홍석 편이었다. 다행히 반상에 마지막 남은 큰 곳인 13, 15를 둘 수 있어서 반면 8~9집 정도의 우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두 선수가 70여 수를 더 진행하며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끝내기 다툼을 벌이다 273수에 바둑을 마치고 계가한 결과, 역시 예상대로 흑의 1집반 승이었다. 현역 해군 상병 백홍석이 아슬아슬하게 막판 위기를 극복하고 지난 기에 이어 다시 8강에 올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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