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 카드로 ‘탕평 인사’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수석사무부총장에 ‘친노계’로 분류되는 김경협 의원을 앉혔다가 당 안팎으로부터 강한 비판에 직면했던 문 대표가 비노 카드로 인적 쇄신을 재점화할지 주목된다.
문 대표는 지역분권정당추진단 단장에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의원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천혁신추진단 단장으로 박영선 의원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추진단은 네트워크정당추진단과 함께 문 대표가 취임 즉시 설치하겠다고 약속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기구인데다 두 정치인 모두 비노 진영 인사라는 점에서 ‘탕평 인사’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의 수성갑에 출마했다 낙선하긴 했지만 39.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문 대표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인연이 있지만 올해 2·8 전당대회에서는 ‘문재인 대항마’로 부상해 각을 세우기도 했다.
박 의원이 추진단장을 맡게 비대위원장 사퇴 후 5개월만의 당직 복귀다. 박 의원은 최근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선거 제도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부상하기도 했다. 박 의원 측은 문 대표로부터 추진단장 제의를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당내 일각의 반대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두 비노 정치인 카드를 꺼낸 것을 두고 김경협 카드로 인한 당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문 대표가 당시 비판 여론이 예상보다 거세자 당황한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다른 핵심 기구인 네트워크추진단장에는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당내 ‘혁신모임’을 이끌며 네트워크 정당 구축을 꾸준히 주장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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