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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이 대학생 됐어요" 꿈 찾은 영양실조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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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이 대학생 됐어요" 꿈 찾은 영양실조 세 자매

입력
2015.03.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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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했던 고양시 학대 피해자들

지난 2년 새엄마 학대 기억 떨쳐 내

둘째는 직업학교서 미용사 꿈꾸고

골다공증 걸렸던 막내는 고교 진학

계모에게 학대받던 세 자매. 당시 SBS뉴스의 그래픽.
계모에게 학대받던 세 자매. 당시 SBS뉴스의 그래픽.

계모의 학대와 방치로 반지하 방에 갇혀 지내다 2년 전 발견됐던 경기 고양시 세 자매가 참혹했던 비극을 털어내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때 계모 슬하에서 학대를 받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양시 세 자매’가 훌륭히 자라 대학에 입학하고, 직업학교에 다니면서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너무도 아름답게 키워나가고 있네요. 많이 응원해주세요”라는 글을 남겨 이들의 근황을 알렸다.

고양시 토당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던 세 자매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3년 1월. 당시 10대 중후반이던 세 자매는 일자리 때문에 떨어져 지낸 아버지 김모(49)씨 몰래 자행된 계모의 학대에 차디찬 냉골에서 영양실조와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등 참혹한 상태로 발견됐다.

세 자매는 2011년부터 약 2년간 갇혀 지내다시피 생활했다. 일자리가 있는 곳을 찾아 전국을 돌던 아버지가 계모를 믿은 것이 화근이었다. 아버지는 매달 계모에게 80만원을 송금했지만, 계모는 38만원(월세 23만원 포함)만 보내주고 2년간 한 번도 세 자매를 찾지 않았다. 15만원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하는 세 자매는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렸고, 학교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럼에도 계모는 세 자매들에게 1시간마다 어디에 있는지 문자메시지를 보내도록 하고, 주변사람들과도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하게 하는 등 감시와 학대를 일삼았다. 골다공증에 따른 대퇴부 골절로 거동조차 못했던 막내는 발견 직후 8시간에 걸친 긴급수술을 두 차례나 받아야 했다. 결국 계모는 2013년 12월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세 자매는 현재 주위의 따뜻한 도움 속에 역경을 딛고 꿈을 키워가고 있다. 첫째(21)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유아교육과에 합격해 3일 입학식을 했고 일찌감치 9급 공무원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입학식에는 최 시장도 참석해 격려했다. 우울증이 심해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은 둘째(20)는 지난해부터 2년제 직업학교에 다니며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고 있다. 막내(17)는 2013년 11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이듬해 고양시의 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아버지 김씨는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 코리아타운 내 식당에 주방장으로 취업해 딸들을 뒷바라지 하고 있다. 아이들을 확실히 보호해 줄 곳이 있어 안심하고 급여가 많은 중국행을 택한 것이다. 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은 세 자매의 사회 안착을 위해 전담 사례관리사를 두고 도움을 주고 있다. 사례관리사는 “아이들이 아직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어 언론보도 등을 통한 외부노출을 극히 꺼린다”면서도 “주변의 따뜻한 관심 속에 하루하루 자신들의 삶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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