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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보약 짓기보다는 침 맞으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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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보약 짓기보다는 침 맞으러 가요"

입력
2015.03.0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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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활성화로 보약 인기 줄어, 이용자 80%가 질병 치료하려 방문

한의사들 "환자들 병·의원 더 찾아" 피부 개선 등 특화 서비스에 공들여

“처음 개원할 때만 해도 보약 지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2000년대부터는 치료를 원하는 분들이 훨씬 많아졌어요.”

서울 강서구에서 21년째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윤용(46)씨는 한방의료이용의 변화를 한 마디로 요약했다. 최씨는 “이제는 한의원에 약 지으러 오는 사람보다 허리통증 치료, 피부 개선 등 특화된 질환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질병치료가 목적이며 주로 침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과 성기능개선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전통적인 보약에 대한 선호도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가 4일 발표한 ‘제3차 한방의료이용 및 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방의료기관 이용자 중 81.8%가 질병치료를 위해 한방의료기관을 찾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성인남녀 5,300명, 한방의료기관 1,212개소, 한약재 제조업체 및 도매상 1,143개소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한달 간 이뤄졌다.

전체 이용자의 절반(50.8%)은 발목 염좌, 근육 부상,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목을 삔 환자가 9.8%로 가장 많았고 근육 부상 6.9%, 허리 염좌 6.7%, 요통 6.6%, 신경통 4.6% 순이었다. 소화불량, 위염 등 소화기계통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한방의료기관을 찾은 사람은 9.2%였다.

한방의료의 절반 이상은 침 치료가 차지했다. 한방의료 이용자 10명 중 6명(59.2%)이 침 치료를 받았다. 탕약을 처방 받은 이용자는 27.6%였고, 한약제제(4.9%), 물리요법(4.6%)의 치료가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한방의료 이용경험이 있는 사람은 27.9%였고, 이 중 외래가 27.1%, 입원이 0.8%였다. 만족도는 5점 만점에 외래 3.7점, 입원 4.0점이었다. 외래이용률은 50~59세가 가장 높았지만, 이용횟수는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노령층의 43.4%는 한방의료를 5회 이상 이용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78.7%는 질병이 있을 때 한방의료기관 대신 병ㆍ의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한방의료기관들은 다양한 특화 분야를 찾고 데이터 축적 등 과학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윤용씨는 “젊은 한의사들을 중심으로 경험의학인 한방의료의 데이터를 축적해 치료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방의료에 대한 R&D 투자와 과학화를 통해 한방의료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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