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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잘하나…베틀 열풍에 빠진 연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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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잘하나…베틀 열풍에 빠진 연주자들

입력
2015.03.0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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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이상 퍼포먼스 영상

SNS에 올리고 다음 연주자 지목

'인스트루멘털 챌린지' 확산

기타리스트 임헌일 시작 이후

10일도 안 돼 100명 이상 참여

대중음악 실력파 연주자들의 한바탕 전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름하여 ‘인스트루멘탈 챌린지’.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드럼 등 각 분야에서 정상급 실력을 갖춘 연주자들이 자신의 연주 실력을 보일 동영상을 올리고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하듯 다른 연주자를 지목해 릴레이 배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 그룹 메이트의 기타리스트 임헌일이 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한 이 연주 대결은 국내 집시 기타의 1인자 박주원이 다음날 페이스북에 공식 계정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임헌일은 최초로 동영상을 올리고 “양시온 덤벼”라는 호전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룹 월러스의 베이시스트 양시온은 “가소로운 자식”이라며 이에 답했다. 박주원이 “너네 유치원에서 미끄럼틀 탈 때 기타 시작했다”며 현란한 테크닉을 선보이자 임헌일은 “제가 졌네요”라며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겉보기엔 공격적이지만 사실은 함께 연주하며 가까운 사이에서 주고받는 허물없는 발언이자, 서로의 실력에 대한 존중이 담긴 말들이다.

쟁쟁한 음악가들이 앞다퉈 동영상 배틀에 뛰어들면서 열흘도 안 돼 이미 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한국예술원 교수인 기타리스트 샘리, 유튜브 스타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정성하,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 록 밴드 피아의 드러머 양혜승 등 대중적 인지도와는 별개로 연주자들 사이에서 서로 알아주는 고수들이다. 이들이 올린 동영상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윤석철이 유희열을 지목하는 등 인스트루멘탈 챌린지는 주류 가요계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기가 뜨거워지자 중앙무대에서 활동하지 않아 지목을 받지 못한 지방의 연주자들은 참다 못해 스스로 자기를 지목해 동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해외로도 퍼지고 있다. 박주원은 “지목 없이 참여해도 되겠느냐고 물어오는 연주자도 있고 미국 뉴욕의 재즈 연주자가 참여하겠다는 연락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헌일은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대의 명분이나 의미는 전혀 없고 순전히 재미있자고 하는 일”이라며 “퍼포먼스가 일상이 되고 그로부터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헌일이 내건 챌린지의 조건은 15초 이상의 퍼포먼스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것. 연주와 노래는 물론 춤이든 연기든 랩이든 상관없다. 지목을 받으면 24시간 안에 1분 안팎의 짤막한 연주 영상을 SNS에 올리고 1명 이상의 다른 연주자를 호명하면 된다. 그는 “단기간에 활성화되고 있어서 모두들 즐거워하고 있다”며 “해외 연주자들도 참여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미로 시작한 것이라서 확대 해석은 원치 않는다지만 여기엔 가수들에 밀려 연주자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담겨 있다. 박주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천재라 추앙 받는 이들이 있다면 만재, 백만재들이 여기 한 트럭 있다”고 했다.

인스트루멘탈 챌린지에 참여한 연주자들끼리 즉흥 연주를 하는 콘서트를 열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 임헌일은 “공연 한 번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분이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된 건 아니지만”이라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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