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상당의 어음을 위조한 유명 연예기획사 전 대표이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P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이자 현재 연예계 사업펀드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김모(49)씨를 유가증권위조 및 위조유가증권 행사 등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이모(4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3년 11월 서울 금천구에서 뷔페를 운영 중이었던 A(54)씨의 신분증과 인감도장을 이용해 A씨 명의로 4억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당시 김씨는 연예기획사 대표 시절 빌린 돈 5억원을 갚지 못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부동산 업자인 이씨에게 “재판 중인 사건의 합의를 도와주면 외국에서 들어온 투자금으로 보답하고 연예계 사업에 한 자리 마련해주겠다”고 유혹해 이씨를 공범으로 포섭했다. 이들은 이씨가 인수하려 한 뷔페식당 주인 A씨에게 접근해 “식당을 담보로 돈을 빌려 인수대금을 변제하겠다”며 A씨의 신분증, 인감도장 등을 건네 받았다.
김씨는 위조한 어음을 재판 중인 사건의 합의금으로 지급했지만 이 과정에서 명의를 도용 당한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경찰에 김씨를 신고했다.
A씨의 신고로 지난해 3월 경찰서에 출석한 김씨는 “해당 어음은 이씨가 B씨의 동의를 받아 합의금으로 마련해 준 것”이라며 “이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도주 중이던 이씨가 지난해 11월 경찰에 붙잡히면서 거짓말이 탄로날 위기에 처했다. 결국 지난달 13일 해외로 도피를 시도했던 김씨는 출국금지 조치로 실패하고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사기 등으로 피소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경력이 많아 이번에도 한 순간만 모면하면 합의금을 마련해 무리 없이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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