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편향 논란을 빚었던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토르뵤른 야글란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박탈당했다.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노벨위원회 위원들의 표결에 따라 중대 사안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르웨이 의회가 선정하는 노벨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파적으로는 우파 인사 3명, 좌파 인사 2명이다. 새 위원장에는 보수당 여성 정치인인 카시 쿨만 피브 현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노르웨이 총리(1996~97)를 지낸 야글란 전 위원장은 위원회 표결로 물러난 최초의 위원장이란 불명예를 짊어지게 됐지만, 위원회 위원직은 그대로 유지된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위원회 정파적 구성이 변화되면서 빚어진 촌극”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013년 총선에서 좌파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정당들이 패배하고 보수 우파 정당이 승리하면서 위원회 구성이 달라졌고 좌파 인사(노동당)인 야글란 전 위원장이 밀려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그가 위원장직 수행 이후 매년 수상자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노벨상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야글란 전 위원장은 2009년 당시 취임 1년도 안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그 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0년에는 중국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가 수상자가 되면서 노르웨이-중국 정부간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또 2012년 유럽연합, 2013년 화학무기금지기구가 수상자가 됐을 때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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