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덕에 중국 축구 열풍
CSL리그 경기 수준도 일취월장
"시 주석 만나는 가장 빠른 길… 기업들 축구단 사러 줄 섰다더라"
“중국이 부럽습니다. 우리 K리그도 이래야 하는데요.”
4일 베이징 궈안(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ACL) 조별리그 G조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 서정원(45) 수원 삼성 감독의 말이다.
서정원 감독은 “중국에서는 기업들이 축구단을 사겠다고 줄을 섰다라는 말을 들었다. 중국의 축구 열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그의 말처럼 중국에는 축구 열풍이 한창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향 때문이다. 시 주석은 널리 알려진대로‘축구광’이다. 집무실에 자신의 축구경기 사진을 걸어 놓을 정도다. 시 주석은 중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시 주석의 축구 사랑으로 인해 중국 당국은 축구 개혁 종합 방안까지 마련했다. 축구를 초ㆍ중등 교과과정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앞으로 3년간 2만 개의 축구 특수학교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소림사도 시 주석의 정책에 발 맞춰 40여 명에게 매일 축구 수련을 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중국은 ‘축구 공화국’이 된 셈이다.
중국에서는 TV를 통해 하루 종일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 자국리그뿐 아니라 ACL, 스페인과 독일 등 빅리그 경기들을 중계하고 있다. 이제 중국인들에게 축구는 일상이 됐다.
서정원 감독은 “시진핑 주석을 만나기 위해서는 축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한다”면서 “정부와 기업인들이 축구에 관심을 쏟으면서 중국 축구는 더욱 발전을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막대한 돈을 들여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는 중국은 ACL 무대에서도 강자의 위용을 뽐내기 시작했다. 아시아를 호령했던 한국과 일본의 클럽들은 조금씩 밀리고 있다. 2013년 ACL 챔피언 광저우 헝다는 올해에는 1,500만 유로(187억원)를 주고 브라질 축구대표팀 공격수 히카루드 굴라트를 데려왔다.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끌던 광저우는 올해부터는 파비오 칸나바로(이상 이탈리아)가 지희봉을 잡았다.
반면 국내 K리그는 양적인 팽창에만 치중한 나머지 질적인 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의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연속 월급 체납 사태를 빚기도 했다.
서정원 감독은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도 축구 열기가 대단하다”면서 “그런데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베이징=노우래기자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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