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경제정당’ 두 마리 토끼잡기 시동
새만금공항·박근혜 정부 인사 차별 비판. 지역 경제현장 방문도 박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일 전북을 찾아 호남 챙기기와 경제행보 가속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자신이 주재하는 첫 번째 현장 최고위원회 장소로 전북 전주를 고른 것은 야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 잡기와 관련이 깊다.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지난달 14일 광주 5ㆍ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진도 팽목항을 찾은 데 이어 지방 첫 공식회의도 전주에서 개최함으로써 광주, 전남, 전북을 고르게 챙긴 모양새가 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인사와 지역발전 현안에 대한 전북의 소외감과 박탈감이 크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가 회의에서 “새만금 사업의 성공을 위해 당 차원의 전폭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추진, 글로벌 자유무역특구 조성 협력 등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지역분권정당을 표방하는 차원에서 전북을 찾았다”며 “호남과 전북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무부총장 인선에 반발해 당 회의에 불참해오다 이날 복귀한 주승용 최고위원도 “당내 문제로 심려를 끼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박근혜 정권 출범 2년 동안 호남은 무인도와 같은 외딴 섬 취급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의 역대 급 호남차별을 바로잡겠다”라고 말했다. 나머지 최고위원들도 현 정부의 호남 인사 차별과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 문제를 지적하며 너도나도 지역 현안에 관심을 나타냈다.
마침 탈당 후 ‘국민모임’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정동영 전 의원이 전날 자신의 뿌리나 다름없는 전주를 방문해 새정치연합을 포함한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고, 전북의 각계 인사 105명이 국민모임 창당 지지선언을 한 것이 새정치연합에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아울러 문 대표는 전북을 시작으로 지역 중소기업 현장을 차례로 누빔으로써 당의 기치로 선언한 ‘유능한 경제정당’ 실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2일 전·월세 문제 해법을 주제로 ‘경제정당의 길’ 타운홀미팅을 처음 주최한 문 대표는 이날도 전북에서 집중 육성 중인 탄소기술 관련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 이어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찾아, 지역 청년사업가들과 타운홀미팅을 한 뒤 5일에도 충북 오송의 중소기업을 찾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지역 민생과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에서도 ‘히든챔피언’이 나올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라면서 “전북과 충북뿐만 아니라 앞으로 광주 등 다른 지방을 촘촘히 돌아보면서 항상 오찬은 중소기업 식당에서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