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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재계 맏형으로 부상… 규제 완화 목소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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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재계 맏형으로 부상… 규제 완화 목소리 키운다

입력
2015.03.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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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박용만 회장 임기 3년 연임, 정부와 핫라인 통해 의견교환 시도

전경련 허창수 회장 3연임 돌입, 대리업 위상·이미지 개선 나설 듯

무역협회 김인호 회장도 의욕 행보… 경총 박병원 회장은 외연 확대 모색

중기중앙회 "규제 완화" 목소리 가세

지난달 27일 선출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끝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 5단체가 새 진용을 갖췄다. 엄밀히 말하면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연임인 만큼 3단체 수장만 얼굴이 바뀐 셈이다.

하지만 회장이 새로 바뀐 단체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전경련과 대한상의도 예년과는 다른 변화가 일고 있다. 일단 외부에서 바라보는 단체의 위상이다. 전경련은 예년만 못하게 위상이 떨어지고 있으며, 대한상의는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강해진 대한상의, 몸낮춘 전경련

2011년 건강을 이유로 사임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이어 바통을 건네 받은 허 회장이 이번에 3연임을 하게 된 주된 이유는 아무도 회장을 맡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계속 고사 의사를 밝혔지만 대안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또다시 회장직을 떠안았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전경련이 정부, 노동계 등 사회 각계 각층과 맞닿은 정책이나 갈등 상황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재계에서 끊이지 않고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전경련 회장은 영광보다는 피곤하고 힘든 자리가 됐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 총수들이 계속 회장 자리를 기피한 것도 영향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를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 부회장단의 변화다. 과거 50대 그룹으로 한정됐던 부회장단은 최근 재계 700위권까지 떨어졌다. 역시 기업인들의 고사 때문이다. 현재 부회장단에 합류한 이장한 회장의 종근당은 자산 기준으로 재계 700위권 밖이다.

상대적으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연임한 대한상의는 위상이 올라갔다는 평가다. 정부를 향해 규제개혁 등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정부도 우선 찾는 재계의 소통 채널이 됐고, 그 만큼 재계의 이목도 쏠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박 회장은 기존 부회장단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등을 새로 끌어들이면서 상의 회장으로서 의욕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대한상의의 달라진 위상은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경제사절단 명단에도 여실히 반영됐다. 1번에 대한상의 박 회장이었고 2번과 3번은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전경련 허 회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 대표 선출 직후인 지난달 13일 경제단체 가운데 대한상의를 가장 먼저 찾은 것도 상의의 위상을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상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 정부와 정치권의 대화상대로 더 편하지 않겠냐”며 “전경련이 외연확대와 체질개선에 좀더 신경을 써야 예전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목소리로 “규제완화”

더불어 질적인 변화가 있다면 경제단체 수장들이 강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각 단체장들은 강한 톤으로 규제완화에 대한 재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새로 취임한 수장들은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며 정부와 중요사안을 두고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예고했다.

대한상의 박 회장은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최근 1년 반 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횟수가 20여 차례에 이른 만큼 정부와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창조경제센터 구축 등 정부의 중점추진과제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하겠지만, 경제 살리기와 재계이익을 대변하는 차원에서 규제 완화 전도사가 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에 구축된 ‘핫 라인’을 통해 수시로 의견교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반기업정서 해소를 위해 회원들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더욱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경련 사상 네 번째로 3연임을 하게 된 허 회장은 전경련의 위상 강화와 이미지 개선이란 숙제를 안고 있다. 허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연임 직후 “법인세 인하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각국 사례를 토대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혀 적극적 행보를 예고했다.

지난달 26일 한국무역협회 제29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취임 일성 역시 규제 완화다. 김 회장은 정부의 시장개입 최소화 및 시장친화적 기업환경 조성을 소신이라고 밝히며 “필요하다면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정부의 역할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부터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할 정도로 의욕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병원 전 은행연합회장은 노사문제를 뛰어 넘는 외연확대를 선언했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을 넘어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경제단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과제로 삼았으며 실직자와 취직을 하지 못한 구직자 입장까지 감안해 노사문제를 다루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통상임금, 정년 60세 연장 등 당면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이슈는 노사정위원회 타협시한인 이달 말까지 최선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제25대 중기중앙회장으로 당선된 박성택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회장 역시 규제완화를 필두로 구체적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단체수의계약을 되살리고, 동반성장위원회를 대신해 대통령 직속의 중소기업경쟁력강화위원회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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