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명 중 8명이 새누리, 서상기 등 전·현 친박이 5명
여야 1인 평균 1억6000여만원, 출판회 폐지 등 영향 증가 폭 미미
일부 의원, 지역의원에게 받거나… 보좌관으로부터 모금하기도
지난해 후원금을 가장 많이 모금한 국회의원은 최근 대통령 정무특보로 임명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경북 군위ㆍ의성ㆍ청송)으로 조사됐다. 후원금 모금 상위권에는 친박 핵심인 김 의원을 비롯한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출판기념회 폐지 논란 속에 전체 후원금 규모의 증가는 저조했지만 여권 ‘범털 의원’들에게는 여전히 돈이 몰린 셈이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299명의 후원금 모금 총액은 504억1,173만원,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6,860만원으로 집계됐다. 재작년 후원금 총액(381억9,200만 원)보다는 증가했지만 지방선거로 인해 지난해 후원금 한도가 평년(1억5,000만원)의 2배로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출판기념회 폐지 논란에다 정치 무관심 풍조의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후원금은 대체로 여당에 몰렸다. 상위 10명 중 8명이 여당 소속, 그 중 5명이 전ㆍ현 친박이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3억1,000여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박명재 의원(3억800여만원)과 서상기 의원(3억218만 원), 정갑윤 의원(3억20만 원)으로 각기 4, 6, 7위에 올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013년 2위에 이어 지난해도 3억400여만원을 모금해 3위로 랭크됐다.
새누리당 대표인 김무성 의원은 2억9,999만원, 새정치연합 대표인 문재인 의원은 2억7,198만원을 모금했다. 후원금 하위는 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1,700여만원),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2,900여만원),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3,800여만원) 등의 순이었다.
후원금 모금 행태에서는 여야 별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의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이 전체 후원금의 3분 1 가량인 9,800만원이었다. 반면 새정치연합에서 후원금을 가장 거둔 강기정 의원과 심상정 의원은 고액후원자가 각각 1명에 불과했다.
‘품앗이 기부’도 여야를 막론하고 여전했다. 선관위가 이날 함께 공개한 ‘2014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새누리당에선 친이계 출신의 재선 의원인 강석호 사무부총장이 지난해 7ㆍ30 재보선으로 배지를 다시 단 3선의 나경원 의원에게 연간 후원금 최대 한도액인 500만원을 기부했다. 강 부총장은 같은 친이계 출신인 김영우 수석대변인에게도 500만원을 냈다. 또 김무성 대표는 자신의 과거 지역구(부산 남을)를 물려받은 측근 서용교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새정치연합의 경우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 의원이 역시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대표에게 500만원을 후원했고,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때 자신을 밀어준 안철수 의원(서울 노원병)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속한 지역의원이나 심지어 자신의 보좌관으로부터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해 눈총을 샀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병석 이장우 김을동 의원 등 6명이 자신의 지역구 소속 지방의원으로부터 후원금을 기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신계륜 의원이 자신의 비서로 등록된 인사로부터 후원금을 거둔 사실이 드러났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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