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당 5000원→500원
몸집 가벼워지고 주식 수 늘어
개미들 투자 동참 땐 추가상승 기대
1주당 300만원에 가까워 ‘황제주’로 불린 국내 최고가주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에 나선다. 액면분할로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면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몸집이 가벼워진 아모레퍼시픽 주식의 매입 행렬에 뛰어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더불어 거래 활성화로 인한 주가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3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유통주식을 늘리기 위해 1주당 액면가액을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상은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다. 주식 분할로 아모레퍼시픽 발행 주식 수는 보통주가 584만5,849주에서 5,845만8,490주로, 종류주(우선주)도 105만5,783주에서 1,055만7,830주로 10배씩 증가한다. 대신 주가는 10분의 1로 낮아진다. 이번 주식분할로 4월 22일부터 변경 상장 전날인 5월 7일까지 해당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회사 측은 “유통주식 수 확대로 유동성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며 “기존 주주들의 보유주식에 대한 유동성, 환금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6월 상장 당시 1주당 37만5,000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4년만인 2010년 6월 100만원을 찍더니 2014년 8월 200만원을 돌파했고 지난달 24일 장중 한때 300만원까지 치솟았다. 주가가 높은 데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1만주에 머무는 등 유통 물량이 적다 보니 당연히 거래는 부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300만원짜리 주식이 30만원이 되면 팔기도 쉽고 사기도 쉬워진다”며 “거래량이 늘면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주가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달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유동성은 개선되겠지만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단기간 주가가 오를 수는 있겠지만 실적이나 기업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액면분할 소식에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한때 326만6,000원(전일 대비 14.64% 상승)까지 뛰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여 전일보다 0.39%(1만1,000원) 오른 28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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