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법안 촉구 서명 등 캠페인
"동물실험 희생 한해 1억 마리 넘어… 동아시아 국가 중 첫 입법 기대"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과 영국 화장품업체 러쉬코리아 우미령 대표, 세계적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HSI)의 클레어 맨스필드 글로벌 캠페인 국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화장품 동물실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세 사람은 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한국 화장품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출되고 있다”며 “한국이 동아시아국가에서 처음으로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세계에서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매년 1억1,500만마리에 달한다. “유럽연합, 이스라엘, 인도에서는 이미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현재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입법화를 놓고 정부와 기업들이 논의 중인데, 하루 빨리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맨스필드 국장)
이들은 2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비크루얼티프리(Be Cruelty Free·무고한 동물들이 화장품 제조와 원료실험으로 고통 받으며 죽어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미)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서명 운동을 독려했다. 러쉬코리아는 11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를 위한 서명 활동에 들어간다.
이 자리는 러쉬와 HSI가 손잡고 화장품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모피반대를 주장했던 샘 해밍턴에게 참여 의사를 물었고, 해밍턴이 흔쾌히 응하면서 성사됐다.
해밍턴은 “어릴 때부터 동물들과 함께 살아서 원래 동물학대, 동물실험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동물에게 실험을 한다고 해도 인간에게 그 결과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데 왜 잔인한 동물실험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내에게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굉장히 놀라더라”며 “동물실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사실을 알려준 이후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있을까. 우 대표는 “고대에서부터 피부에 좋고 안전하다고 전해져 오는 재료들이 많이 있다”며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면 방부제뿐 아니라 불필요한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동물실험보다도 인간에게 안전한 대체실험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경제성장을 한 나라로 알려져 있고, 또 화장품 기술력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이 동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한다면 아시아의 리더가 될 계기가 될 것입니다.”(샘 해밍턴)
이들은 동물실험금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선택함으로써 동물실험 반대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고기를 먹는 게 아니라 소 한마리를 직접 잡아서 먹으라고 하면 웬만한 사람은 못할 겁니다. 자신이 예뻐지기 위해 다른 동물들의 생명이 희생된 것을 안다면 어떤 사람이 화장품을 사용하겠습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만 관련 법안도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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