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리그 명칭 회귀로 실업축구 정체성 모호"
"변경 잦아 혼선 우려…교체 시 더 신중했으면"
대한축구협회가 2일 성인 아마추어 축구의 최상위 리그인 '챌린저스 리그'의 명칭을 'K3리그'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프로축구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와 명칭이 유사한데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명칭 회귀'다. K리그가 1·2부로 나뉘기 전이었던 지난 2007년, 프로축구인 K리그와 세미 프로를 선언한 내셔널리그 아래 순수 아마추어리그 리그 개념이라는 의미로 발족한 K3리그는 2011년부터 '챌린저스리그'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후 3시즌 만인 지난해 'K3 챌린저스리그'로, 올 시즌부터는 또 다시 K3리그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축구계 일각에서는 '혼선의 여지가 큰 명칭 변경'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K3리그 명칭을 사용했던 2007년~2011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단일 리그였던 K리그가 2013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과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로 나눠 승강제를 시행했고 자연스레 실업축구 팀으로 구성된 내셔널리그가 3부 리그 격으로, 챌린저스 리그가 4부 리그 격으로 인식돼 왔던 이유에서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프로와 실업축구에 이은 세 번째 리그라는 의미"라며 "하부리그의 승강시스템이 이뤄지기 전인 만큼 혼선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 본격 논의가 이뤄진다면 추후 (명칭을) 다시 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내셔널리그 관계자는 "별도의 리그인 만큼 명칭에 대한 갈등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명칭 변경에 대한 사전 협의는 없었다. 추후의 승강시스템을 고려하는 시각에서 본다면 혼선의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라며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내셔널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프로리그 (J1·J2·J3)리그 아래 JFL(일본풋볼리그)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에서 완충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한국에서 JFL의 역할을 해 왔던 내셔널리그 팀의 입장에서는 분명 (K3리그 명칭 변경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K리그 챌린지 출범 후 더욱 주목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성인축구의 근간이 된 실업축구의 존재감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리그 명칭 변경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업축구연맹은 지난 2003년 승강제 대비 및 점진적 프로화를 목적으로 'K2리그'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지난 2006년 리그 명칭을 돌연 '내셔널리그'로 바꿨다. "아웃도어 브랜드 및 이종격투기 종목과의 혼선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지만 축구팬들로부터는 오히려 "리그 정체성이 모호해진 데다 메이저리그의 내셔널리그와도 헷갈린다"고 지적했다.
내셔널리그와 프로축구를 모두 겪은 한 축구관계자 역시 "하부리그 승강 시스템 구축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진행돼 온 것으로 안다"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볼 때 리그 명칭 변경에 대해 폭넓게 논의해 볼 필요는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7일 개막하는 K3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리그 경쟁력을 강화하고 흥미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선수가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팀당 최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고 2명이 출전할 수 있다.
16일 개막하는 여자축구 WK리그는 고정 팬 확보를 위해 홈앤드어웨이 경기 방식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청은 서울잠실보조경기장, 인천현대제철은 인천 남동럭비구장, 수원시설공단은 수원종합운동장, 이천대교는 이천종합운동장, 대전스포츠토토는 대전한밭운동장, 화천KSPO는 화천생활체육경기장이 홈 경기장이다. 부산 상무는 이번 시즌 충북 보은종합운동장을 대체 홈 구장으로 사용한다. 대학축구 U리그는 오는 13일, 내셔널리그는 14일 막을 올린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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