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남포서 동해 상 2발 발사, 작년에도 훈련기간 8회 무력시위
국방부 "무모한 도발행위 엄중 경고" 대북전단 살포 땐 심각한 도발 가능성
북한이 2일 시작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맞춰 탄도 미사일 발사로 도발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전면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무력도발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훈련이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는 남북관계의 해빙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미훈련 첫날 맞춰 ‘계획된 도발’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이 시작된 이날 새벽 6시 32분과 41분 북한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평양 남포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원산 호도반도 상공을 지나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사거리는 각각 495㎞, 493㎞로 관측됐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스커드 C계열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이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을 ‘북침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며 군사대응을 천명해왔던 터라 미사일 발사 등 반발은 어느 정도 예고 됐던 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군의 무모한 도발적 행위에 엄중히 경고하며, 북한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어떤 도발에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말로도 긴장 수위를 극대화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우리는) 적들의 사소한 도발 책동에도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할 멸적의 의지에 넘쳐 있다. (이번 훈련으로) 우발적인 불꽃이 튈 수 있는 위험도는 특별히 높다”며 전면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이날 미사일 발사에 앞서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무자비한 불 세례로 다스리겠다”고 위협했다.
대북전단 살포 시 위기 고조 가능성 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첫날에 맞춰 강한 위협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실제 도발 행위를 통해 대대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달 24일까지 이어지는 훈련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잦은 무력 도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미사일 발사를 훈련 일정에 딱 맞춰서 했다. 북한군 총참모부 성명을 내고 나서 발사한 것으로,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의 경우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직후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훈련 기간 동안 총 8회에 걸쳐 90여 발의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신형방사포 등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다만 지난해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이 없었던 데 비해 올해엔 무력도발 강도가 더 세지고, 방식도 다양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연합훈련 강도에 따라 단거리 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NLL침범이나 DMZ 무력증강 등 다양한 방식의 저강도 도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연합훈련 강도와 대북전단 살포 대응 문제가 결정적 고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군 조직체계 정비 작업에 나선 만큼 이를 감안해서라도 무력 대응 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미사일 위협까지 운운한 만큼 전단 살포가 강행될 경우 지난해보다 좀 더 심각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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