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출신 조준희씨 내정
YTN 신임 사장으로 조준희(61) 전 IBK기업은행장이 깜짝 내정됐다. 방송계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어서 선임 배경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YTN 안팎에선 ‘밀실 인사’ 논란도 일고 있다.
YTN 이사회는 2일 오전 회의를 열어 신임 사장 후보로 조 전 은행장을 추천했다. 조 내정자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도쿄지점장, 종합기획부장, 개인고개본부장, 수석부행장 등을 거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23대 은행장을 지낸 정통 금융맨이다. 현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마케팅부분 비상임 특별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YTN의 한 관계자는 “YTN의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 주주들이 경영 안정화에 힘을 두고 사장 선출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YTN은 지난해 3분기에 49억원, 4분기에는 11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YTN 안팎에서는 “밀실 선임” “TK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조 신임 사장 내정자가 어떤 경로로 누구의 추천을 받았는지 알 수 없어 권력과 연관 있는 낙하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영 악화의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려 사원들의 근로조건이나 보도의 공정성 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언론 특보로 활동하다 YTN 사장에 선임돼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던 구본홍 전 사장의 경우 이사회 장소까지 변경해가며 선임돼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후 YTN지부는 노조가 참여하는 사장추천위원회를 부활시켰지만, 지난 6년간 YTN 사장을 맡았던 배석규 전 사장에 이어 또 묵살됐다.
전국언론노조도 이날 “이른바 TK로 불리는 경북 상주 출신인 조 신임 사장의 선임 과정의 불투명함과 밀실 선임을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YTN이사회는 사장 선임과 관련해 누가 공모를 했는지 심지어 사장 선임일과 장소마저 비공개로 해 절차적 정당성이 심각하게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방송사 출신 인사를 방송사 사장으로 선임하도록 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 사항도 정면으로 배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YTN은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조 내정자의 사장 선임을 의결할 예정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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