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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버배치 효과

입력
2015.03.0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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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게임' 흥행 뒷심… 3, 4위서 설 연휴 뒤 2위로

역주행이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지난달 17일 개봉)이 일일 흥행순위 3, 4위를 오르내리다 지난달 26일부터 2위를 달리고 있다. 개봉한 지 오래될수록 순위가 떨어지는 여느 영화들과 달리 갈수록 힘을 내고 있다. 1일까지 ‘이미테이션 게임’을 찾은 관객은 124만4,399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극장가의 예상을 뛰어넘은 흥행 성과다. 영국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흥행잠재력이 드디어 터졌다는 평가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개봉 초기 “선전한다”는 평을 받았다. 애초에 설 대목 흥행대전에선 아무래도 힘이 달릴 것으로 분석됐었다. 컴버배치와 키이라 나이틀리를 앞세운 출연진은 경쟁력이 있으나 다양성 영화나 다름없는 규모가 약점으로 꼽혔다.

예상은 빗나갔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조선명탐정2)과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함께 흥행 3강 체제를 구축했다. 연휴가 지난 뒤에도 꾸준히 관객들을 모으더니 설 대목 흥행 1위 ‘조선명탐정2’까지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컴버배치 효과가 흥행 뒷심으로 꼽힌다. TV시리즈 ‘셜록’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게 된 컴버배치는 이전까지 스크린에선 큰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악역을 연기한 블록버스터 ‘스타트렉 다크니스’(2013)를 제외하면 흥행작이 없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와 ‘레커스’(2011)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2013)이 그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흥행에선 재미를 못 봤다. ‘레커스’는 국내 팬들이 한 수입사에 간곡히 ‘청원’해 수입과 개봉이 이뤄졌으나 흥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을 받은 ‘노예 12년’이 국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컴버배치의 역할은 단역에 가까운 조연이었다. 한 영화수입사 관계자는 “컴버배치는 국내에서의 인지도 등에 비해 티켓파워(극장에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힘)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설 대목 눈에 띄는 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컴버배치의 인지도가 관객 유인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주장했다.

‘오스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지난달 23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받았다. 각색상 수상으로 장기 흥행을 위한 일종의 버팀목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극장가에서 나온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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