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했던 LG그룹 창업주의 방계 3세인 구본호(34)씨가 사기와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업체의 임원을 지낸 A씨는 “2010년 구씨가 50억원 투자를 약속한 뒤, 10억원 이상의 돈과 고급 외제차, 휴대폰 등을 뜯어냈다”며 구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고소장에서 A씨는 “하지만 실제 투자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돈 마련 과정에서 발생한 법인세 미납으로 검찰과 국세청 조사를 받아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특히 구씨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제기했다. A씨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비정부기구(NGO)에 구씨가 자신이 대주주인 회사 명의로 10억원을 기부한 뒤, 다시 7억원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구씨는 LG 창업자인 고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인 고 구정회씨의 손자로, LG그룹 물류 거래의 절반 이상을 맡아 왔던 범한판토스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2008년 주가조작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2012년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최근까지 범한판토스의 대주주였던 그는 지난 1월 LG상사에 자신의 지분 일부를 매각, 이 회사는 LG그룹 계열사로 공식 편입됐다.
범한판토스는 “A씨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고소 내용을 파악해 본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LG상사의 인수 이전까지) 범한판토스는 설립 당시부터 그룹과는 완전히 별개로 운영됐다”며 선을 긋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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