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아 채도 높인 제품도 봇물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변화는 화사한 여성의 매무새에서 먼저 감지된다. 특히 봄 치장에 방점을 찍는 것은 립스틱이다. 매년 봄이면 화장품업계는 경쟁적으로 새로운 색상의 립 제품을 선보이지만 불황일수록 비교적 저렴한 제품에 지갑을 연다는 ‘립스틱 효과’ 때문인지 올 봄엔 립 제품을 아예 주력상품으로 내건 브랜드가 많다. 올 봄에도 핑크가 대세지만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러 핑크 빛 제품이 등장했다.
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헤라는 채도 높은 선명한 핑크 빛이 특징인 루즈 홀릭 수프림 핑크를 모델 전지현을 앞세운 메인 광고에 내걸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한 상품에 불과했던 채도 높은 핑크는 TV해상도가 높아지고 TV드라마 주인공의 간접광고(PPL)의 효과가 커지면서 최근 몇 년 새 인기 색상으로 자리잡았다. 신상품인 루즈 홀릭 이외에 MBC 드라마 ‘킬미 힐미’의 주인공인 배우 지성이 사용한 쉬어 홀릭 팝틴트 제품도 최근 주목 받는 헤라의 제품이다. 이 제품은 다중인격 장애를 앓는 주인공 도현(지성)의 인격 중 하나인 여고생 요나가 바르고 나와 ‘요나 틴트’로 불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1,2월 판매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백화점 144.5%, 온라인 185.3% 증가했다.
기존 고체형 립스틱 이외에 액상, 오일 등으로 분화된 것도 최근 립 제품의 트렌드다. 같은 핫핑크 색상도 제형에 따라 다른 느낌이 난다. 슈에무라가 1월 출시한 라끄 슈프림은 액체 형태의 틴트 래커 제품이다. 고체형 립스틱이 빠르고 간편하게 원하는 색상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면, 래커 제품은 가볍게 한 번 바르면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덧바르면 선명하게 발색되는 특징이 있다. 라끄 슈프림은 핑크 스캔들, 와일드 푸시아 등 12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액체형 립 제품은 브랜드숍 업계에서 유난히 많이 선보이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올 초 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크리스탈을 모델로 내세워 컬러 인 리퀴드 립스 제품을 선보였다. 핑크와 오렌지를 중심으로 20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이니스프리의 리얼 플루이드 루즈는 오일에 수분이 섞인 듯한 제형이다. 모델인 소녀시대 멤버 윤아가 바른 블라썸 핑크를 비롯한 10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립 제품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인 ‘립스타그램’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립스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립스틱 색상과 제형을 놓고 화장품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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