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112년 만에 정식 종목 복귀
랭킹으로 대표팀 선발 가능성 높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2008년 외국인선수들을 대상으로 영어시험을 보겠다고 했다. 반대 여론에 밀려 성사되진 않았지만 LPGA 투어가 한국 선수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을 받았다.
LPGA 투어가 다시 한 번 황당한 테스트를 시도할지도 모르겠다. 2015년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1월 LPGA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최나연(28ㆍSK텔레콤)의 우승을 시작으로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는 신인 김세영(22ㆍ미래에셋), 지난 주 ISPS 호주 여자오픈에서는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ㆍ캘러웨이골프), 1일 태국에서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는 양희영(26)이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계)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개막 이후 4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2일 현재 시즌 상금 랭킹 톱10에도 7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 동안 LPGA 투어를 주도했던 한국 선수들은 올해 전력이 더 강해졌다. 국내 무대를 주름잡던 ‘슈퍼 루키’ 김효주(20ㆍ롯데)와 김세영, 장하나(23ㆍBC카드), 백규정(20ㆍCJ오쇼핑) 등이 LPGA 투어에 진출하면서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2위 박인비가 건재한 가운데 신인들이 대거 가세했다. 여기에 최나연과 유소연(25ㆍ하나금융그룹), 양희영, 등 언제나 우승을 할 수 있는 실력파들이 차고 넘친다.
박인비는 혼다 LPGA 타일랜드를 공동 7위로 마친 뒤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졌다. 나도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는 내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의 영향이 크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진 골프는 리우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112년 만의 복귀다. 골프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리우 올림픽 출전 자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국가별 2명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선발전이 따로 없고 세계랭킹으로 2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골프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박인비와 최나연, 유소연 등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에 서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이번 시즌만큼 성적에 대한 간절함이 있는 해는 없었다.
LPGA 투어 시즌 상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양희영은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거기에 출전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더 열심히 해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밝혔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