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오픈서 시즌 첫 우승컵
샘프러스·보리 제치고 65번째 타이틀
라파엘 나달(29ㆍ스페인ㆍ3위)이 겹경사를 맞았다. 시즌 첫 우승 트로피와 대기록 수립까지 모두 챙겼다.
나달은 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250 시리즈 아르헨티나 오픈 결승에서 후안 모나코(아르헨티나ㆍ60위)를 2-0(6-4 6-1)으로 제압하고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개인 통산 65번째 우승이다. 이로써 나달은 오픈 시대(1968년 테니스 프로화)이후 개인 통산 최다 우승 기록 순위에서 비외른 보리(스웨덴)와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64회 타이 기록를 넘어 5위로 올라섰다. 이제 나달이 좇을 목표는 존 매켄로(미국)다. 매켄로는 역대 네 번째로 우승컵을 가장 많이 들어올린 선수로 77회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나달은 경기가 끝난 후 샘프러스와 보리의 통산 우승 기록을 넘은 것에 대해“그들은 (테니스에서) 인상 깊은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들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몸을 낮췄다.
또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클레이코트 대회에서만 46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기예르모 빌라스(아르헨티나)의 클레이코트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문가들은 나달이 무릎 부상만 잘 관리하면 매년 5승 이상은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나달은 2005년 한 해 무려 11개의 우승컵을 따낸 것을 정점으로 2013년 10개, 2008년 8개를 쓸어 담았다. 지난해는 5월까지만 4개를 수집했다. 클레이코트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이고, 매켄로의 77회 우승 기록도 나달의 사정권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이날 경기는 비 때문에 시작이 늦춰진데다가, 1세트 중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의 황제’라는 별명답게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나달 스스로에게는 천신만고 끝의 우승이었다. 나달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9개월 동안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윔블던 16강에서 탈락한 나달은 하반기 내내 팔목 부상과 맹장염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0월 스위스 인도어 바젤 준준결승에서 신예 보르나 코리치(19ㆍ크로아티아ㆍ84위)에 무릎 꿇으며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맹장염 수술을 결심한 나달은 2014 ATP 월드 투어 파이널스도 포기해야 했다. 1월 시작된 새로운 시즌에서 심기일전하겠다는 다짐을 보였지만 나달은 여전히 부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카타르 오픈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했고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 오픈에서도 8강에서 무너지며 우려를 키웠다. 직전 대회였던 리우오픈에서 결승에 오르며 시즌 첫 우승컵을 노렸지만 파비오 포그니니(이탈리아ㆍ22위)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고배를 마셨다. 결승 무대에 오른 것도 이번 대회가 프랑스오픈 이후 처음이다.
나달은 우승 소감을 밝히며 “모든 우승 타이틀이 특별하지만 정말 기쁘다. 오랫동안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었다”며 감격했다. 이어 나달은 “모나코를 상대로 나는 이번 주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더 큰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희소식이다”라고 기뻐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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