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휠라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중국 홍콩 유럽 지역에서도 사업이 잘되고 있습니다. 타이틀리스트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로 휠라의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로서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정상도약도 멀지 않다고 봅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휠라의 미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두 개의 명함을 건넸다. ‘휠라글로벌 회장’과 아쿠쉬네트 컴퍼니 회장’ 명함이다. 아쿠쉬네트는 타이틀리스트 상표로 유명한 세계최고의 골프용품업체로 지난 2011년 인수한 업체다. 윤 회장의 명함은 휠라의 성공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지사를 설립해 운영하다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2007년)했고 이어 아쿠쉬네트까지 인수해 세계일류 스포츠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대담=박준철 편집국장
- 휠라코리아는 그동안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습니다. 성장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투명경영이 가장 큰 힘이었다고 봅니다. 1991년 처음 한국지사를 설립해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투명경영이었습니다. 회사의 모든 정보를 내부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소통에 주력했습니다. 심지어 회장 연봉까지도 공개했죠. 대리점 개설 등 각종 청탁을 거절했고 어음거래도 근절했으며, 일찌감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경영실적을 낱낱이 공개했습니다. 이런 투명경영 덕분에 오늘의 휠라가 있게 됐다고 봅니다.”
- 아쿠쉬네트 인수는 당시 세계 스포츠비즈니스 업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는데 경영상황은 어떻습니까.
“2011년 인수했는데 지금 두 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타이틀리스트는 용품이 주력인데 휠라의 주력인 의류와 접목하면 지속성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인수를 한 것인데 이게 적중했다고 봅니다. 2013년에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을 런칭해 현재 한국 50여개와 중국과 일본 등 200여개의 매장을 단독 운영하고 있는데 실적이 좋습니다.”
- 아쿠쉬네트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데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인수당시 2016년 9월까지 IPO(기업공개) 조건이 있었습니다. 준비를 잘하고 있는데 공시의무 위반 우려 등 때문에 구체적 진행상황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경제상황, 금리 등 금융시장 여건 등을 면밀히 살피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가장 높이 평가받을 시점에 공개에 나설 것입니다. 상장 증시도 뉴욕, 홍콩 등 밸류에이션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 휠라의 사업도 좋습니까?
“미국 중국 홍콩 마카오 등에 해외 쪽은 잘나가고 있습니다. 경제상황이 안 좋다는 유럽지역에서도 괜찮습니다. 이들 지역에서의 로열티 수입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휠라 제품이 잘 팔리고 있고 브랜드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는거죠. 기업을 인수해 문제를 해결하고 브랜드 밸류를 높이면서 추가 비용투자 없이 로열티 수입을 늘리는 휠라야말로 창조경제를 실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부진이 아쉬운데 이건 우리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업종이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작년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침체상황이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국내 스포츠산업은 지금 어느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미국, 독일, 일본은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가 있지만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렀으면서도 아직 그런 업체가 없습니다. 그래도 휠라가 세계적 수준에 가장 근접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휠라도 런던올림픽, 소치동계올림픽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기업의 전략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대한민국 표준이라 할 수 있는 R&D(연구개발)센터 건립,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학교체육 등 체육프로그램 등의 발굴 및 확산 등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추진해 글로벌 브랜드 탄생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 M&A(인수합병) 등 새로운 사업을 위한 계획이 또 있습니까?
“함께 M&A에 나서자는 제안을 자주 받습니다. 휠라 본사, 타이틀리스트 인수 등으로 저를 M&A의 귀재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웃음). 일단 휠라를 타이틀리스트와 잘 융합해 명실상부한 글로벌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는데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그러나 국가경제 및 산업 발전전략 차원에서 M&A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업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경영 잘못으로 사정이 어려워져 M&A시장에 나와 있는 외국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런 기업을 사들여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면 국가경제의 성장기반이 그만큼 탄탄해집니다. M&A를 한 후 경영을 잘해 기업을 살려놓는데 기여할 경우 그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능력 있는 사람과 기업들이 M&A에 적극 나서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손연재를 비롯해 박태환 빅뱅 김수현 등 스포츠 마케팅을 잘하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모델을 선정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습니까?
“유명세나 인기도가 아닌 발전 가능성 등 잠재력을 보고 판단합니다. 손연재도 당시 중학교 3학년일 때 향후 성장가능성을 보고 선택했습니다. 단기계약이 아닌 장기계약으로 상호 신뢰 형성도 중요합니다. 두산베어스 야구단을 21년째 후원해오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또 스포츠기업으로써 한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 경영뿐 아니라 스포츠 감각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종목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국민소득 증가로 스포츠의 개념도 관람에서 참여로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체종목이 유망했으나 앞으로는 개인적인 스포츠가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승마 서핑 사이클 등 예전에는 일부만 즐기던 종목들이 이제 국민들의 의식변화와 지자체 차원의 인프라 구축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게 그런 사례입니다.”
-‘샐러리맨 신화, ‘CEO가 닮고싶은 CEO'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스포츠 비즈니스 리더로서 뿐만 아니라 성공한 경영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경영철학은 무엇인지, 또 직장인들과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성실, 정직, 인내입니다. 간단하고 누구나 아는 쉬운 내용이죠.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면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진실한 태도로 대해야 합니다. 또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끈기와 근성을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언어능력 등 자질이 좋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길을 가고, 어려움을 돌파하는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기업가정신)’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두려워말고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스포츠신문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려는 한국스포츠경제 신문처럼 말입니다.
정리=안민구기자 am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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