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5국
백 김동호 4단 흑 백홍석 9단
장면 7 백홍석이 중앙에서 ▲와 △를 교환한 다음 좀처럼 착수를 하지 않고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우하귀 1로 손을 돌렸다. 마지막 남은 반상 최대의 곳이다. 중앙 부근을 적당히 선수로 처리한 다음 우하귀까지 둘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지만 혹시나 잘못해서 후수를 잡게 되면 백이 먼저 우하귀를 차지하는 게 싫어서 결국 현실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김동호가 일단 2로 응수한 건 당연하다. 그러면 흑도 당연히 11로 연결해야 할 것 같은데 백홍석이 여기서도 또 손을 빼서 좌하 쪽을 먼저 건드렸다. 왜 그랬나 궁금했는데 3부터 10까지 진행되고 나니 백홍석의 의도가 분명해졌다. 이제는 11로 우하귀를 살리는 게 절대선수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백이 참고1도 1로 반발할 수는 없다. 2, 4를 당해서 간단히 패가 난다.
13 때 김동호가 14, 16으로 처리한 건 정수다. 자칫 참고2도 1을 먼저 뒀다간 2~6으로 연단수 친 다음 8로 젖혀서 백 대마가 고스란히 잡힌다. 결국 22까지 백홍석이 여기저기서 기민하게 끝내기 이득을 챙겨서 이제는 흑의 우세가 확실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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