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인원 지난해보다 0.3% 줄어, 건설·금융·자동차 등은 그나마 증가
전문지식과 수상경력 부각해야
2일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대졸 공개 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경기 불황 여파로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취업난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채용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채용에 나서는 기업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채용 인원이 줄었다는 점이다. 인크루트가 최근 706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대졸 신입사원 정규직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 계획을 밝힌 기업은 전년(43.4%)보다 11.6% 포인트 늘어난 55%였으나 채용 인원은 전년보다 0.3% 줄어든 3만9,261명으로 집계됐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그나마 채용 인원이 늘어나는 곳은 건설, 금융, 자동차 분야”라며 “취업 준비생들은 채용 규모가 늘어나는 곳을 노리는 것이 경쟁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지원자들은 채용에 나서는 기업들이 학벌이나 조건을 내세운 간판형 인재보다 실속있는 현장형 일꾼을 찾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삼성 등 주요 그룹에선 지원자들의 전공 관련 실무 지식의 평가 비중을 높이고 있다. 채용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에서 직무 역량 중심의 경험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를 중요하게 확인한다” 며 “지원 기업에 대한 확실한 전문 지식과 공모전 등에서 수상 경력 등을 부각시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요 기업들의 채용 일정을 살펴보면 2일 현대차그룹(연간 9,500명, 생산직 포함)과 SK그룹(연간 1,000명), 현대중공업(상반기 650명) 등을 시작으로 4일 LG그룹(2,000명), 11일 삼성그룹(4,000여명)이 각각 대졸 신입사원 원서 접수에 들어간다. 다음달엔 포스코가 생산직 포함 3,000여명, 롯데가 1,000명의 신입사원을 각각 뽑는다.
채용전문가들에 따르면 지원자들은 각 그룹에서 연초에 내놓은 신년사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도 유용하다. 대부분 신년사는 각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의 중장기 비전이나 전략 등이 포함돼 있어서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효과적 정보로 활용하면 좋다.
올해 신년사에서 ‘창의 인재’와 ‘글로벌 인재 육성’을 역설한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삼국지’를 다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차 그룹의 인적성 시험에서 자주 난이도 높은 역사 에세이가 출제되는 것도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을 역사관으로 꼽는 정 회장의 신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적극적 인재상을 원하는 CEO들의 신년사도 눈에 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말보다 행동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 되자”고 당부했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 자세를 갖출 것”을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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