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전세난 심화 동시 경고음, 전세가율 70.6% 조사 이래 최고
매매 거래도 늘고, 집값도 뛰었다. 주택담보대출도 폭증했다. 그런데도 전셋값은 더 많이 뛰었다. ‘전셋값 상승 → 전세 수요 매매로 이동 → 거래 활성화 →전셋값 안정’으로 이어질 거라던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집값도, 전셋값도 모두 뛰는 형국이다. 한쪽에서는 부동산 버블 형성 우려가, 다른 한쪽에서는 전세난민 확대 걱정이, 그리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경고음이 교차한다. 어느 것 하나 해결되는 것 없이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모든 리스크들이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19면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달 전국의 주택(아파트ㆍ연립ㆍ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2% 상승했다. 전달(0.14%)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매매거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8,144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으로 2006년 조사 시작 이후 역대 2월 거래량 중에 10년 만에 최대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전셋값 폭등세는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전국 주택 전셋값 상승률은 1월 0.27%에서 2월 0.33%로 뛰었고,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매매가 상승률(0.19%)의 3배를 웃도는 0.62%에 달했다.
매매가에 비해 전셋값 상승폭이 커짐에 따라 전세가율은 매달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6%로 1998년 12월 조사를 처음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가율 역시 66.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에서는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성북구(73.8%)를 비롯해 총 25개구 중 10곳에서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다.
대출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 그리고 빚을 내 집을 사라는 정부 정책이 맞물리면서 가계부채 역시 폭증세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외환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말 316조4,539억원에서 지난달 말 319조9,000억원으로 2개월 동안 3조4,461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4,230억원)의 8배가 넘는 액수다.
이에 따라 전세난 심화에 대한 경고음이 더욱 확대되는 동시에 가계부채와 부동산버블 우려까지 맞물리는 모습이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이날 ‘가계대출과 가계부채’ 보고서에서 “가계부채의 질적 수준이 점차 악화하며 임계치에 육박했다”고 진단했고,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주택시장의 수도권ㆍ비수도권 디커플링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비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 확대로 버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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