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라이벌 조코비치 꺾고 두바이 오픈 통산 7번째 우승
로저 페더러(34ㆍ스위스ㆍ2위)가 한 박자 빠른 공격적인 플레이와 특유의 송곳 서브를 무기로 노박 조코비치(28ㆍ세르비아ㆍ1위)를 무력화시켰다. 페더러는 서브에이스 12개를 퍼부어 통산 서브에이스 기록도 9,000개를 채웠다.
페더러는 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500시리즈 두바이 오픈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랭킹 1위 조코비치를 2-0(6-3 7-5)으로 제압했다. 테니스 전략가 크레이그 새너시(미국)는 ATP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페더러가 중요한 순간마다 완벽한 계획을 구상했다”며 두뇌 싸움에서 페더러가 조코비치에 앞섰다고 평가했다.
페더러의 첫 서브 포인트 성공확률은 80%에 달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7차례의 브레이크포인트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7번의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페더러는 2차례 찾아온 기회를 자신의 점수로 연결시켰다.
페더러가 절대 우위를 보인 분야는 서브였다. 페더러는 서브 에이스에서 조코비치에 12-1로 우위를 보였다. 새너시는 “페더러의 정교한 서브에 도망갈 구석이 전혀 없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페더러는 주로 조코비치의 포핸드 리턴을 겨냥했다. 조코비치가 코트의 후방에서 경기를 펼치는 베이스라인 게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더러의 첫 번째 서브를 포핸드로 받은 24번의 리턴 중 조코비치는 고작 6번을 성공시키는 데 그쳤다. 페더러는 심지어 애드 코트(왼쪽 코트) 서브에서도 조코비치의 포핸드 리턴을 염두에 두었다. 페더러는 애트 코트 22번의 서브 중 14개를 성공시켰다. 현역 선수 중 가장 리턴에 강하다는 조코비치를 맞아 ‘최적의 비율’을 만들어낸 셈이다.
새너시는 또 “페더러가 고도의 공격 기술을 조합해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가 백핸드를 과도하게 사용한 데 반해 페더러는 백핸드를 거의 쓰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고비에서 터져 나온 페더러의 백핸드는 여지없이 상대코트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 페더러는 완벽한 스트로크를 위해 강약 조절도 했다. 일부러 느리고 천천히 치면서 다음 샷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강력한 포핸드로 응수하기를 반복했다. 특히 2세트 게임스코어 4-5로 뒤진 가운데 자신의 서브게임 때 포인트 15-40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탈출한 것이 압권이었다.
이날 승리와 더불어 페더러는 통산 에이스 9,000개를 채우는 기록도 수립했다. 4개의 서브 에이스를 앞세워 1세트를 37분 만에 마무리한 페더러는 2세트 여섯 번째 서브게임에서 에이스를 하나 더 추가했다. 이로써 ATP가 기록을 관리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9,000개 에이스를 돌파한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페더러는 이후 7개의 에이스를 더 퍼부어 9,007개를 채웠다.
페더러는 이 대회 통산 7번째 우승으로 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1월 ATP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우승에 이어 올 시즌 2번째 우승이다. 통산 84번째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린 페더러는 “(조코비치와) 최상의 경기를 펼친 것 같다”며 “내가 해내야 할 때 좋은 서브를 넣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페더러는 또 조코비치와의 상대 전적을 20승17패로 더욱 벌렸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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