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또 인하
최근 금리 2회·지준율 1회 내려
공격적 양적완화에 나서
중국이 1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석 달여 만의 금리 인하이자, 지난달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이후 채 한 달도 안돼 추가 단행된 유동성 확대 조치다. 글로벌 통화완화 경쟁 국면에 최대 교역국이자 인접국인 중국까지 적극 가담하면서 이른바 ‘환율전쟁’이 우리 턱밑까지 번진 형국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 및 예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는 연 5.35%, 1년 만기 예금 기준금리는 연 2.50%로 각각 낮아졌다. 인민은행은 전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홈페이지에 공지하면서 “실질 금리가 경제성장, 물가, 취업 등의 기본적 추세와 보조를 맞추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경기부양 목적의 통화정책임을 시사했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7.4%로 집계(1990년 개시) 이래 가장 낮았고 올해는 이보다 더 낮은 7% 안팎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5년여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생산자물가지수는 35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형편이다.
인민은행은 이번에도 “통화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11월 이래 기준금리를 두 차례, 지준율을 한 차례 내리며 공격적인 통화완화에 나서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22일 2년 4개월 만에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대출금리 0.4%포인트, 예금금리 0.25%포인트를 각각 내린 데 이어 지난달 5일에는 2012년 5월 이후 20%로 유지해왔던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연내 두세 차례 추가 완화 조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인민은행이 다른 국가에 비해 여전히 과도하게 높고 대내외 금리차 등의 부작용도 적은 지준율 인하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서만 20개 가까운 국가들이 앞다퉈 기준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에 나서며 조성된 환율전쟁 국면은 중국의 가세로 더욱 가열되는 형국이다.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시장에서 위안화의 대(對) 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6.2699위안까지 오르며 2012년 10월 이래 최고치(위안화 약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인민은행이 현행 ±2%로 제한된 고시환율 변동폭을 두 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블룸버그통신)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그동안 위안화 가치를 적극 방어해온 중국 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사실상 위안화 절하(화폐가치 하락)를 유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환율전쟁 가세로 우리 통화당국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대부분이 통화완화에 나서면서 원화는 달러화 이외 주요통화에 대해 강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가격경쟁력 약화 요인이라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중대한 악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유로화, 엔화의 원화 대비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최대 교역국인 중국 위안화까지 뚜렷한 약세를 보일 경우 우리 또한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