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역에서 최근 마약 밀수에 사용되는 대형 지하 터널이 발견됐다.
1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달 26일 트위터를 통해 “국경수비대가 멕시코 접경지역인 애리조나주 나코의 주택에서 대형 마약밀수 터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터널은 275m에 달해 최근 멕시코 소노라주 노갈레스에서 발견된 지하 터널(146m)보다 2배 가량 길다.
미국 정부 당국은 지난해 트럭을 대여해 6,700㎏에 달하는 마약을 운반하던 용의자를 적발, 이들의 밀수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한 주택 바닥에서 나무 덮개로 감춰져 있는 지하 터널 통로를 발견해 곧장 수사에 나섰다.
당국에 따르면 나무 덮개 아래에는 사람 한 명이 설 수 있는 정도 크기의 입구가 숨겨져 있었다. 입구에는 터널과 주택을 잇는 사다리와 함께 수압을 이용해 물건을 운반하는 승강기도 장착돼 있었다. 매튜 엘렌 이민세관단속국(ICE) 특별수사관은 “터널 규모로 볼 때 이번 발견을 통해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하 터널은 멕시코와 미국간 마약 운반의 주요 수단이 되어왔다. 1990년 첫 마약 밀수용 터널이 발견된 이래로 최근까지 168개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2006년 이후 발견돼 폐쇄된 것만 80개에 이른다. 미 국토안전부 소속 ICE와 CBP는 최근 국경수비대 지하통로 단속팀을 신설해 접경 지역을 집중 조사했다. 당국은 적발된 터널 대부분이 세계 최대 마약 카르텔인 시날로아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 지역에는 지하 배수로가 많고 점토질 토양이라 땅 파기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 곳에는 대형 화물차 통행이 많고 대규모 창고가 다수 위치해 있어 마약 은닉도 쉽다.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마약 밀수가 끊이질 않자 국경수비대는 최근 카메라가 달린 로봇까지 동원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국은 이번 마약 밀수 사건과 관련해 트럭 운전사를 포함한 용의자 2명을 체포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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