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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 측근… 또 돌려 막았다

입력
2015.02.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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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 된 지 7개월 만에 '파격' 朴 대통령 협소한 인재 풀 재확인

국정원장엔 이병호, 홍보수석 김성우… 청와대·내각 개편 사실상 마무리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병기(68) 국가정보원장을 전격 발탁했다. 이 신임 비서실장의 자질과 경력을 놓고는 대통령을 보좌하고 청와대를 총괄하는 비서실장으로 적격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측근 돌려막기ㆍ회전문 인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직 정보기관 수장을 곧바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인사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때문에 이 실장은 ‘포스트 김기춘’ 하마평에 한 번도 오르내리지 않았다. 이 실장이 지난해 7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점을 감안하면 국정원은 7개월만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새 수장을 맞아야 한다. 청문회에서 몇 차례 ‘트라우마’를 겪은 박 대통령이 청문회에 대한 부담을 무릅쓰고 이 실장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여권에서는?국정철학 이해도가 높고 정치력과 소통감각을 두루 갖춘 이 실장을 통해 집권 3년차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박 대통령의 포석으로 이해하고 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협소한 인재 풀과 후보자들의 잇단 고사로 인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박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비서실장이 공석인 채로 맞는 등 인선이 지연된 것에는 인물난이 결정적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이 현 정부 출범 2년만에 주일대사와 국정원장,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3차례나 자리를 이동한 것도 박 대통령이 중책을 맡길 인사가 별로 없는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는 참신한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해 국민의 쇄신 요구에 적극 화답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이 장고 끝에 최측근 인사를 비서실장에 기용함으로써 편하고 신뢰가 쌓인 사람만 쓰려 한다는 박 대통령의 인사원칙이 재차 도마에 올랐다. 여권에서도 “박 대통령이 소수 측근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여권 전반에 대한 장악력이 도리어 떨어지고 불통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쇄신’을 주문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 실장 인선에 대해 “(이 실장이) 소통을 잘 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면서도 “국정원장 한 지 얼마 안된 분이 간 것은 조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후임 국정원장에 이병호(75) 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차장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육사 19기로 해외ㆍ대북정보를 다루는 안기부 2차장과 국제국장, 주말레이시아대사, 주미공사 등을 지냈다.

청와대 후속 개편도 단행했다. 윤두현 전 홍보수석이 약 8개월만에 전격 교체됐고, 후임에는 SBS 보도국장과 기획본부장 등을 지낸 김성우 대통령 사회문화특보가 발탁됐다. 정무특보단에는 주호영ㆍ윤상현ㆍ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기용됐다. 홍보특보에는 구(舊)민주계 출신인 김경재 전 의원이 임명됐다. 이로써 지난해 말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여권에 닥친 위기 타개를 위한 청와대ㆍ정부의 진용 개편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7월 18일 오전 박근혜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벋고 있다.홍인기기자hongik@hk.co.kr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7월 18일 오전 박근혜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벋고 있다.홍인기기자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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