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많이 생기는 코 막힘 증상에 오트리빈ㆍ지르텍ㆍ액티피드 등과 같은 점막수축제(코 막힘 스프레이)가 많이 쓰이고 있다. 알약의 경우 효과가 빠르지 않고 졸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반면 스프레이 제제는 약을 코에 직접 뿌리고 2분 이내 바로 약효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스프레이 제제는 비 스테로이드 제품이라 의사 처방을 받지 않고 주변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런데 알레르기 비염 치료를 위한 코 막힘 스프레이를 장기간 투여하면 코 점막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 막힘 스프레이는 강력한 혈관수축 효과를 나타내 몇 분 안에 코 막힘 증상을 없애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반동성 혈관확장과 조직 내 부종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약물성 비염(rhinitis medicamentosa)이라고 하며, 사용 초기에 효과는 좋지만 나중에는 약을 뿌려도 반응이 없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두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 대한일차진료학회에서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의 하나로 빠른 증상 개선을 위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점막 수축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점막수축제를 수개월에서 1~2년 장기간 사용할 경우 비가역적인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의사 지시에 따라 단기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일반 약 점막수축제는 1주 이내로 단기간 사용하라고 돼 있지만, 환자들이 이를 잘 지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한 교수는 “코 막힘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심지어 2~3개월 전부터 20통 넘게 점막수축제를 사용하거나 하루에 7~8회 사용하는 환자가 많다”며 “이 경우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치료가 어려우며, 따라서 반드시 의사의 진료 하에 투여해야 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다만 “의사 처방에 따라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사용하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스테로이드 분무제)는 오랜 기간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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