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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떠난다던 리카싱, 中 정부에 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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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떠난다던 리카싱, 中 정부에 립서비스?

입력
2015.02.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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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장관 선거안 통과 안되면 홍콩 전체가 패자될 것"

최고 갑부 발언에 궁금증 증폭

최근 홍콩을 떠날 거라는 추측이 제기됐던 아시아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ㆍ87ㆍ사진) 청쿵(長江)실업 회장이 중국 중앙 정부의 입맛에 딱 맞는 발언을 쏟아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리 회장은 26일 홍콩에서 열린 청쿵실업 실적 발표회에서 “새로운 행정장관 선거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홍콩인 전체가 패자(敗者)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언론이 전했다. 리 회장의 이러한 언급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를 사실상 친중국 애국 인사로 제한한 중국 중앙 정부의 조치에 대해 홍콩 민주화 세력과 야당 등이 반대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리 회장은 또 중국 본토인의 홍콩 관광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도 “만약 본토인의 홍콩자유여행이 취소되면 주식 시장이 1,000포인트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만5,000선 안팎이다. 최근 홍콩에선 중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이 밀려 들며 각종 사재기와 몰상식 행동을 일삼자 본토 관광객의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이어 “중국 본토는 홍콩의 가장 큰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리 회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그가 소유한 중국 본토와 홍콩 부동산을 잇따라 팔고 사업 재편에 나서며 최근 홍콩을 떠나는 것 아니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리 회장은 지난달 그룹의 부동산과 비부동산 사업을 각각 청쿵부동산홀딩스와 청쿵허치슨홀딩스로 분리하며 그 법인을 조세회피지역인 영국령 케이맨 제도에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 회장은 또 지난해 베이징(北京)의 한 건물을 72억홍콩달러(약 1조원)에 매각하는 등 2013년부터 홍콩,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의 부동산을 팔아 4조원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그가 중국 부동산 시장 하락을 예상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또 그가 2012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시진핑의 지지를 받았던 렁춘잉 후보 대신 헨리 탕 후보를 지지한데다가 시 주석의 반(反)부패 투쟁 희생양이 될 것을 우려, 홍콩을 떠나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리 회장은 부동산 매각에 대해서 사업 재편과 새로운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 때문이라고 해명해 왔다.

한편 리 회장은 이날 자신의 은퇴설에 대해서는 “회사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후 고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업을 승계할 큰아들 빅터 리에 대해서는 “아버지로서 100점을 줄 순 없지만 사실 100점을 받을 만하다”고 평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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